“명예훼손” VS “횡령” 김포문화원이 시끄럽다

감사들 회계처리 불투명 지적… 원장, 명예훼손 맞불

감사, 횡령·배임혐의 맞고발… 道에 업무정지 신청 

道 “사법기관 조사결과 나온 후 임시총회 개최” 권고

회계처리와 직원 채용 문제로 불거진 김포문화원(원장 강보희)의 내홍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원장의 책임을 물은 감사들을 원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감사들은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맞고발하면서 끝이 없는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문화원의 김시용·윤덕신 감사 2명이 지난 해 향토사료수집보존사업과 전문위원 채용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무자격 전문위원을 채용하고 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위법적으로 사업비를 집행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이다.

■ 감사VS 문화원장 대립

 

감사들은 지난 3월1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를 벌여 이사회와 원장에게 보고하고 소명할 것을 요청했으나 원장은 시가 인정한 집행이라는 말로 일관하며 묵살, 이를 언론에 공개해 바로잡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들은 “6천만원의 시비가 투입된 고(古)농기구 민속물품 수집보존사업 예산이 특정인의 차량 구입 및 유지 등을 위한 용도로 사용됐으며 사업이 진행된 2010년 한 해 동안 시가 지원한 예산이 명확한 증빙서류도 없이 지출됐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공모해야 하는 학예연구사에 전문성이 없는 문화원 부원장을 전문위원으로 채용해 명예직인 부원장이 급여를 받는 직원으로 일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보희 문화원장은 “감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면서 그동안 내부 갈등의 골이 깊었음을 단적으로 내비쳤다.

 

강 원장은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어 “고(古) 농기구 민속물품 수집보존사업에 책정된 예산 6천여만원은 ‘기증 물품을 수집·운반·보존하는데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지출됐으며 특정인을 위해 사용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명예직 부원장을 전문위원으로 채용해 급여를 줘 규정을 어겼다는 주장과 관련, “고용계약을 맺은 직원에게 급여를 주지 않는 것이 위법”이라며 “채용과정 역시 수차례의 인사위원회를 거쳐 진행됐고 선임된 전문위원 또한 향토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전문가로서 업무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감사들이 감정에 치우쳐 적법하게 채택되지 않은 감사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트려 문화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히고 지난 4월 두명의 감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 감사-문화원장 갈등 심화 해법은?

 

원장이 두명의 감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자 두 감사도 강 원장 등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맞고발, 양측의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번지면서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들은 지난 달 “감독권을 갖고 있는 경기도에 잘못된 운영을 바로 잡아달라”며 문화원의 업무정지 신청을 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1일 “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안건 의결을 강행한 것은 부당하다”며 “안건 재의 결과 보조금 유용문제 및 전문위원 수당지급 등에 대한 징계여부 결정 등은 사법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임시총회를 개최하라”고 문화원에 통보했다.

 

이어 시에도 감독 소홀의 문제를 제기, 담당 공무원이 업무 소홀로 징계를 받았으며 지난 10일에는 3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원의 정상화를 위해 강보희 원장과 전 이사진 등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감사들은 “경기도의 권고에도 총회를 열지 않을 때는 문화원 감사의 감사권으로 경기지사에게 총회 소집을 요청해 문제를 바로 잡겠다”며 “총회가 개최되면 문화원장에 대해 책임을 물은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원장을 선출하고 임원을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원장과 감사들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문화원 집행부 측이 감사들에게 문제 해결에 나서자고 화해의 뜻을 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감사들은 “원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사퇴 없이는 문화원이 정상화될 수 없다”며 거절, 경기도의 승인이 나는대로 오는 9월 말께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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