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들 대출이자 부담에 찾는 사람없어 빈집 ‘이중고’
가을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지만 도내 중대형아파트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중대형아파트 전세값이 소형아파트 매매가를 넘는 등 고가에 형성되면서 세입자들이 중대형 전세 입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도내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가을 전세난이 이미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 아파트들은 오히려 ‘세입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세값이 3억원 이상 호가하는 도내 공급면적 132~165㎡(40평~50평형) 대형아파트 주인들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일부 대형아파트 주인들은 아파트 분양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이자 부담으로 인해 월세로 돌리거나 전셋값을 낮추고 있지만 높은 관리비 등으로 세입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 수지구 공급면적 165㎡(50평형) A아파트는 지난 7월 전세 3억원에 부동산 시장에 나왔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나가지 않고 있다.
분당의 158㎡(48평형) B아파트도 4억원에 전세 시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분당, 용인 수지일대 40~50평대 대형아파트는 전세입자를 찾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가 되고 있다.
66㎡(20평형)대 미만 소형 전세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에 나오자 마자 계약이 성사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용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 주인들이 융자 부담으로 인해 전세나 월세로 돌리고 있으나 세입자들이 워낙 중대형을 기피해 잘 안나가고 있다”며 “전셋값을 내리는 등 특단의 조치를 하고 있지만 대형 아파트 인기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값을 비교한 결과 일산과 판교를 제외한 분당·동탄·산본·중동·평촌신도시의 경우 3.3㎡당 중대형 전세금이 중소형보다 50만~110만원 정도 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높은 관리비 등으로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분당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50평형 아파트 관리비는 20평대 아파트 관리비의 2배 정도에 달한다”며 “매달 10만원이 훌쩍 넘는 관리비를 감당하는 것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중대형 전세값이 싸더라도 세입자들이 중대형에서 전세 살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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