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세 보증금 이자 내기도 숨이 찼는데 비싼 월세까지 내게 생겼으니 앞이 캄캄합니다.”
10월 말로 전세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정모씨(38·인천시 남동구 구월동)는 요즘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살고 있는 전세 아파트(84㎡ 타입)의 주인이 반 전세(전세 50%, 월세 50%)로 전환해주거나 집을 비워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 전세로 전환하면 전세 값 1억3천만원 중 은행융자금 7천만원(연리 5%)의 이자분(29만원)에 달했던 월 거주비 부담이 50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서울 강남지역부터 시작된 반 전세와 월세 전환 바람이 인천까지 몰아치면서 서민층 세입자들이 거주비 폭탄을 맞고 있다.
56㎡ 타입 빌라 전세(4천500만원)를 살고 있는 결혼 1년차 이모씨(29·남구 주안동)도 전세 기간 만료인 올해 말에는 월세로 전환하거나 이사를 가야 한다.
이씨는 “월세로 전환하면 월 거주비용이 50% 이상 높아져 다른 전셋집을 찾아야 하지만 전세 매물을 찾기 조차 힘든데다 같은 가격대의 전세를 만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구월동 롯데백화점과 로데오 거리 부근의 오피스텔 및 소형 빌라 대부분은 이미 월세 형태로 거래되고 있으며, 문학동과 주안동 등 소형 주택 및 다세대 밀집지역 등으로 월세 전환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50~60㎡ 안밖의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로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중·대형 아파트도 반 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세입자들의 거주비 부담 증가 현상이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류제홍기자 jhyou@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