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경인아라뱃길 개통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라뱃길의 남북을 잇는 각 교량들이 자연재해에 취약하게 설계된 채 공사를 마쳐 폭우나 폭설이 내릴 경우 침수사고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6일 계양구와 경인아라뱃길건설단 등에 따르면 아라뱃길의 각종 시설이 9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라뱃길 교량들에 대한 모든 공사를 완료하고 지난 7월부터 임시개통됐다.
그러나 다남교, 귤현교 등 각 교량들의 경우 도로 중간이나 양 옆에 설치된 빗물받이(빗물을 모아 하수도로 유입하는 시설)의 간격이 100여m 이상 되는 등 너무 길어 폭우시 도로 침수가 우려되고 있다.
인근 기존 도로의 경우 평지도로는 10~15m, 경사도로는 20m 간격으로 빗물받이가 설치돼 자연재해에 대비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귤현교의 경우 교량 위의 빗물이나 오수를 지상의 하수관과 연결시켜야 할 유도배수로가 계양1동주민센터 횡단보도 옆에 바로 떨어지게 돼 있어 행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빗물받이 간격 100M 이상…폭우시 도로침수 우려
열선 설치도 안돼 자연재해 대비에 ‘허점’ 노출
또 이들 교량은 인천대교가 도로에 열선을 설치하는 등 자동제설장치를 갖춘 것과 달리 별도의 제설시설을 갖추지 않아 동절기 폭설시 결빙현상도 예상된다.
주민 강모씨(39)는 “교량은 아라뱃길 남과 북을 잇는 유일한 도로인데 약간의 경사가 있다는 이유로 폭우나 폭설에 대한 대비가 거의 없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국책사업인 만큼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설단은 규정이나 법을 어겨 건설하지 않았지만 주민 불편이나 자연재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향후 폭우나 폭설시기에 맞춰 대책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건설단 관계자는 “교량은 5~7도 경사로 이뤄져 빗물받이 활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폭우시 도로 침수의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도배수로 옆 횡단보도 위치를 조정하고 폭설대비 미끄럼방지시설이나 폭설관련 장비 등을 동절기 전까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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