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의회와 시 집행부간 갈등을 빚었던 제2차 추가경정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시의회는 지난 23일 제214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개회하고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등 조례안 3건, 규칙 1건을 처리하고 시가 제출한 제2차 추경안 수정안을 통과시킨 뒤 폐회했다.
시의회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시가 제출한 5천444억7천여만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집행부가 특정 기업의 진입도로 확포장공사와 관련한 예산 통과를 밀어부치며 본회의 개회 전까지 추경예산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는 바람에 개회하자마자 휴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집행부가 고집한 예산은 특정 기업의 박물관 진입도로를 확포장하는 예산 중 측량과 지번분할 등에 따른 수수료 비용 4천200만원. 이 사업은 시가 지난 6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이유로 18억원을 들여 광적면 석우리 (주)필룩스 공장 내 조명박물관까지 길이 220m, 폭 12m의 진입도로를 확·포장하는 사업으로 지난 6월 이미 설계용역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시급한 대단위 주요 도로 사업들이 사업비 부족으로 수년째 중단되고 있음에도 시장의 지시로 수십억원을 들여 당초 계획에도 없던 진입도로 확·포장을 추진, 특혜의혹을 사고 있는 도로로 언론에서도 특혜시비를 지적했다.
특히 시민들은 시가 올해 수해 복구를 위해 사업예산을 45억원이나 대폭 줄이고 70억원 규모의 지방채까지 발행해 도로복구사업에 투입하는데다 앞으로 추진해야 할 도시계획도로가 3천여개에 달함에도 특정 기업을 위해 진입도로를 확포장해주려는 의도에 의심의 눈초리가 집중됐다.
시의회도 시가 의회를 철저히 배제하고 시장이 지시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 계획에도 없던 관련 예산을 슬그머니 추경에 끼워넣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집행부의 집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집행부가 도로사업에 대한 뜻을 접고 수정안을 의회에 제출, 20여분 만에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심사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폐회해 의회가 공전되는 파행은 막았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시는 예산을 편성할 권리가 있고 의회는 불합리한 예산을 삭감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다. 예산안 심사도 마찬가지다. 소통이 필요한 대목이다.
모든 일은 소통이 잘 돼야 무리없이 해결된다. 이번 추경안 심사를 지켜보면서 또 한 번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 느끼게 된다. 양주=이종현기자 major01@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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