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 3개월 연속 하락세
경기침체 여파가 부동산경매 시장에까지 확산되면서 2회 이상 유찰돼 입찰가격이 떨어진 매물에만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
11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낙찰된 수도권 아파트 764건을 분석한 결과 32.9%인 252건이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에 기록했던 28.8%에 비해 4.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비해 입찰장에 처음 나온 신건과 1회 유찰 물건의 낙찰 건수는 전체 764건중 512건(67%)으로 7월(71%)보다 감소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조금이라도 저렴한 물건을 찾으려는 응찰자들이 여러차례 유찰돼 가격이 떨어진 물건을 중심으로 입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총 215건 가운데 88건(40.9%)이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이었고, 경기도는 459건 중 153건으로 33.3%였다.
한편 8월 수도권 아파트의 전체 낙찰가율은 79.9%로 4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감정가 3억원 초과 아파트는 77.5%로 지난 7월(78.5%)보다 낙찰가율이 떨어진 반면 3억원 이하 저가아파트는 86.3%로 전월에 비해 0.93%포인트 올랐다.
부동산태인 이정민 팀장은 “최근 경매 참여자들은 내집마련을 위한 중소형 저가아파트 또는 최소한의 수익성이 담보되는 2회 이상 유찰 물건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써 2008년 10월, 2010년 5월에 이은 세 번째 침체 구간으로 들어서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지난 9월 경매에 부쳐진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을 조사한 결과 76.5%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80.2%, 경기 73.8%, 인천 75.9%로 나타났다.
지역별 낙찰가율을 살펴 보면, 경기도와 인천의 낙찰가율이 크게 빠지면서 80%로 반등한 서울의 기운을 빼놓은 모양이다
특히 경기도의 낙찰가율 하락폭이 크다.
이는 지난달 27일 파주 교하읍 목동리 삼부 르네상스 아파트 167개 호에 대한 지분이 감정가의 49%에 일괄 낙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인천에서는 경제자유구역의 아파트들이 반값에 낙찰되는 등 낙찰가율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달 1일 인천 28계에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풍림아이원(전용 114㎡)이 감정가 6억8천만원의 52%인 3억5천90만원에 낙찰된 것을 시작으로 다음날 인천 3계에서 인천 중구 운서동 영종 어울림2차아파트(148㎡)가 감정가 6억원의 49%인 2억9천400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28일에도 감정가 6억원의 같은 지역,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역시 감정가의 49%인 2억9500만원에 매각됐다.
이들 아파트들은 특별한 권리상의 하자도 발견되지 않아 이들 지역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싸늘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비중이 높은 강남 3구의 낙찰가율이 소폭 증가했다.
지난 6월 79.7%, 7월 77.4%를 기록했던 강남 3구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저가 매수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투자자의 증가로 인해 8월 80.2%, 9월 80.7%로 작지만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같은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의 침체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2008년 10월과 닮았고, 가계대출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2010년 5월과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어 당분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2008년에는 금리 인하로, 2010년에는 한시적 규제완화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침체를 벗어났지만 지금은 물가가 폭등하고 가계부채가 경제위기로까지 대두돼 과거와 같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