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9개월째 방치 1억8천만원 낭비 논란에 ‘미관 해친다’ 지적도
“지중화 공사로 지연… 이달 내 가동”
수원시가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할 예정인 남문 ‘행궁길’에 사설 주차장의 주차 가능 공간을 안내하는 ‘주차정보시스템’ 전광판을 1억8천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뒤 9개월째 운영하지 않아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해당 전광판이 전통문화예술 거리로 조성되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오히려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1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올초 팔달구 남창동 행궁길 수원화성운영재단 앞에 주차정보시스템(LED 전광판)을 설치했으며 수원역 방향까지 870여m 구간에 5개의 기둥을 마련,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주차정보시스템에는 행궁길 입구부터 수원역까지의 길을 간략하게 묘사한 지도 위에 한우물·남창·송산 등 행궁길 내 위치한 6개 사설 주차장 이름이 새겨져 있다.
각 주차장 아래에는 주차 가능 공간수를 표시하는 부분 전광판이 있다.
하지만 올초 설치한 주차정보시스템이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작동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서울의 인사동처럼 걸으며 전통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거리로 조성한다는 당초 시 계획에 맞지 않는데다 디자인마저 길 전경을 가로막는 꼴이어서 주민과 관광객 등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행궁길 입구에 8천781㎡ 면적의 총 24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영 주차장이 있음에도 1억8천여만원의 혈세를 투입,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주차장을 안내하는 전광판을 설치, 실효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행궁길에서 사업을 하는 O씨(60)는 “차 없는 거리를 만든다더니 주차정보장치를 만드는 게 말이 되냐”며 “올 초부터 흉측한 것을 설치하더니만 여태 작동조차 안 되니 세금이 아깝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관광객 S씨(55)도 “입구에서부터 전자표지판부터 보이니 문화거리나 전통미는 느낄 수 없다”며 “문화거리로 계획한 것이 맞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와 관련 시청 관계자는 “지중화 공사 때문에 설치 기간이 늦어진 것으로, 이달 안에 가동할 것”이라며 “처음부터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외부 손님을 위한 시스템으로 주민 동의 하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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