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성 문화제 “권율 장군은 어디가고 장윤정만…”

초호화 예산 투입불구 ‘내용 없는 축제’ 전락… 가수 공연장만 ‘북적’

오산의 향토문화를 널리 알려 시민의 자긍심 높이고자 개최된 ‘제2회 오산 독산성 문화제’가 폐막 직후부터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오산시 축제 가운데 가장 많은 2억5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프로그램 부실, 관람객 참여 부족, 진행 미숙 등으로 ‘내용 없는 축제’로 전락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17일 시와 오산문화원 등에 따르면 문화원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세마대 일원과 시청광장 등에서 ‘독산성 세마대에서 지혜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권율 장군의 세마일화 재현하는 오산 독산성 문화제를 열었다.

 

올해 2회째 맞은 문화제는 독산성 일대에서 진행된 몇 가지 체험행사와 가수 장윤정의 공연이 추가됐을 뿐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실제 독산성 성곽을 따라 설치된 16개 체험행사장 가운데 활 만들기와 가훈 써주기, 조랑말 타기 등 몇몇 체험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산했다.

 

더욱이 혁필체험, 짚풀공예 체험장은 관계자가 자리를 비워 관람객들이 기다리다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행사를 주관한 문화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공연이 취소되는 대형사고도 있었다.

 

국내는 물론 세계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오산시 여성합창단은 16일 오후 6시부터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반주가 준비되지 않아 결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이 같은 부실 속에서도 15일 저녁 시청광장에서 열린 가수 장윤정의 공연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3천5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이번 축제가 ‘세마대에서 지혜를 만난다’라는 축제 본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장윤정만 돋보인 내용 없는 축제였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시민 강모씨(49)는 “이번 축제에는 권율 장군은 없고 장윤정만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오산의 자랑 장윤정 콘서트’로 대체하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산문화원 관계자는 “올해 도출된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 내년에는 좀 더 내실 있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산=강경구기자 kangkg@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