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쓰나미’ 썩어가는 시화호

송산그린시티 예정부지 갈대숲 폐기물 뒤덮여 ‘악취’

물고기 떼죽음 이어… 수공, 실태조차 파악 못해 도마위

최근 한 달 새 3t가량의 숭어 등이 집단 폐사했던 시화호가 이번에는 각종 건설폐기물과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국토해양부로부터 시화호의 관리권을 위임받은 수자원공사는 이같은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관리감독 부재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1일 오후 1시께 화성시 신외동 송산그린시티 입주 예정지(시화호 남측 개펄).

 

현재 경비행기 체험장으로 사용 중인 송산그린시티 입구를 지나치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갈대숲이 펼쳐졌다.

 

1m가 넘는 갈대숲을 20여 분간 헤치며 들어서자 쓰레기 집하장을 방불케 했다. 파도에 밀려든 각종 건설폐기물과 생활쓰레기가 바닷물과 접한 갈대숲을 모두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칠면초가 뒤덮은 개펄 곳곳에는 소주병과 맥주병, 페트병, 운동화, 슬리퍼, 플라스틱 박스 등 생활쓰레기를 마치 뿌려놓은 듯한 모습이었으며, 개펄과 쓰레기가 엉키면서 악취까지 발생하고 있었다.

 

심지어 수자원공사가 조력발전소, 멀티테크노밸리(MTV) 등의 공사를 진행하며 설치한 하얀색 오탁방지막(해안공사 시 현장에서 나온 토사 등의 부유물이 물에 흘러들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의 잔해가 광활하게 버려져 마치 개펄에 소금덩이를 뿌려놓은 듯 착각케 할 정도였다.

 

이와 함께 공사현장에서 사용하는 안전모와 교통안전 시설물(바콘), 안전표지판, 목장갑 등 건축물쓰레기까지 수t 가량이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이 해안가는 지난 한 달 새 숭어와 가물치, 조개 등이 집단 폐사했던 지점에서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시화호 화성 쪽 상류부터 편도에 이르는 20여㎞의 개펄 전체가 이같은 쓰레기를 뒤집고 있어 2차 오염까지 우려되고 있었다.

 

하지만 반대쪽 안산 반월공단 쪽 해안가는 매일 쓰레기 수거작업을 벌이는 듯 깔끔하게 치워진 모습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안산 쪽 시화호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화성 쪽 시화호의 상황이 정반대인 것이다.

이에 대해 시화호의 관리주체인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현재 숭어 등의 집단 폐사 외에 쓰레기 등에 관해서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면서 “다만, 이러한 문제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바랬던 조력발전소, MTV 등의 의미가 퇴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도 “반월공단 쪽 해안가는 직원들이 매일 점검 및 수거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건너편 화성 쪽 해안가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지는 몰랐다”라며 “내일이라도 문제 장소에 직원들을 파견해 쓰레기 등을 거둬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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