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길목 폐교 건폐물 ‘산더미’

“예산없다” 130t 절반만 치우고 방치…주민들 “비오면 폐기물 잔해 농지로 흘러”

용인교육지원청 “내년초 처리”

 

용인교육지원청이 폐교 철거 공사 후 남은 폐기물 잔해를 마을 길목에 방치,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반발에도 교육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방치된 폐기물을 내년 초에나 처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3일 용인교육지원청과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1968년 개교한 용인시 남사면 남사초교 서촌분교는 학생수가 줄어 1991년 폐교했고, 현재는 야구장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

 

교육청은 최근 폐교 건물이 너무 오래된데다, 자칫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있어 건물 철거를 결정했다. 이에 지난 10월 25일부터 4천100만원을 들여 용인시 남사면 남사초교 서촌분교의 단층 학교건물과 창고, 관사 등의 철거를 벌였다.

 

그러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260t의 건축물 폐기물이 더 발생하자, 130t만 치운 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나머지 130t은 그대로 적치해 놓고 있다.

 

더욱이 교육청은 민원을 제기한 마을주민에게 “예산이 부족한 관계로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며 “내년 초에 예산을 확보해 남은 130t의 폐기물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공무원에게는 폐기물과 관련한 민원 문제는 교육청에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마을주민 등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건물을 철거한 폐교 옆에는 콘크리트와 철근, 목재와 패널, 부숴진 책·걸상 등 철거공사 중 나온 폐기물이 잔뜩 쌓였고, 인근의 나무는 콘크리트 더미에 짓눌린데다 3m 높이의 가지까지 꺾여 있는 등 고사 직전이었다.  

 

특히 폐기물이 쌓인 부지는 마을 도로변과 인접, 주민들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같이 폐기물을 방치하려 했던 교육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섯 자녀를 모두 서촌분교에서 졸업시킨 주민 K씨(80)는 “첫째가 1회 졸업생이고 자녀가 모두 이 학교를 졸업해 애착이 컸다”며 “그런 학교가 폐교되고 잔해마저 마을 길에 무방비로 방치된 걸 보니 가슴이 저린다”고 씁쓸해했다.

 

주민 Y씨(52)는 “마을 어르신들의 산책로 바로 옆에 폐기물을 쌓아 혐오스럽다”며 “비라도 오면 폐기물 잔해가 농지로 흘러들고 길이 어지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업무처리에 제대로 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시일내에 잔여 폐기물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명관ㆍ정자연기자 mk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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