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 상처 ‘아직도 그대로’

도내 북부 예산 확보못해 수해복구 막막… 하천·도로유실 등 방치

지난 여름 수마가 할퀴고 간 피해현장에 대한 복구가 지연,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5일 오후 5시 동두천시 광암동 쇠목마을.

 

입구에서부터 산길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지난 수해에 쓸려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와 바위덩어리가 당시의 악몽을 재현하듯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또 3m 넓이의 편도도로 중 최대 1m가량의 폭이 유실된 도로가 수십m 이어졌다.

 

이 곳을 지나가던 차량 한 대는 뒤늦게 도로가 유실된 것을 발견하고 급히 핸들을 안쪽으로 돌리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주민 K씨(45)는 “위험천만한 이 곳이 아직 복구가 안 돼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언제 공사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기다려야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 반월교는 수해로 심각한 기울어짐 현상이 있어 우측 2개 차로가 전면통제됐다.

 

포천시는 일단 응급보수를 벌였지만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전면 철거 후 재시공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현재 2개 차선만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1월10일 원상복구 착공 예정이다.

 

이처럼 지난 7~8월 경기북부지역을 휩쓸었던 집중호우로 파괴된 하천과 도로 상당부분이 아직도 복구가 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6일 도에 따르면 도내 29개 시·군에서 4천595곳이 수해로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4천99곳(89.2%)이 아직까지 설계(3천205곳) 중이거나 발주(894곳)를 위해 행정절차 중으로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복구가 더딘 것은 일선 시·군이 자체 조달해야 할 예산 1천268억원 가운데 64%인 809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각종 행정 절차 지연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두천시는 57곳의 크고 작은 복구 공사를 해야 하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응급복구만 진행했을 뿐, 원상복구 공사를 착공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수해 피해가 가장 컸던 포천시는 시비 207억 중 40억만 확보한 상태라 부족분을 내년 예산에서 마련한 뒤, 본격적인 공사를 착공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평군도 320곳의 복구 공사를 해야하지만 10월말 기준 단 3건만 공사를 완료하고 나머지 317건은 착공조차 못한 상태이며, 양주시와 광주시 등 상당수 지자체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복구가 되도록 도와 시·군 모두 노력하고 있다”며 “설계와 공사 모두 소요기간을 단축해서 내년 우기 전까지 원상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구·정자연기자 jjy8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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