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시장 ‘새 풍속도’, 숙박시설에 관심

감정가의 절반가격·수익성 보장·노후대비 ‘매력’

금융업계 고위직 간부인 김모씨(51)는 최근 퇴직을 앞두고 숙박시설 경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실매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모텔 등을 낙찰받을 수 있는데다 임대 사업이 가능한 숙박시설은 수익성이 확보돼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침체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거시설에서 상업시설로 점차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제1순위 외면 대상으로 꼽히던 숙박시설 경매에 대한 예비 퇴직자인 중년 남성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0월 현재까지 펜션, 모텔, 호텔 등 경매 물건으로 나온 도내 숙박시설은 모두 156건으로 평균 낙찰률 24.3%, 낙찰가율은 56.5%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숙박시설은 수십억원대를 웃도는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 주거시설, 상업시설과 비교해 인기가 없는데다 경기침체마저 이어지면서 지난해 3.1명을 보이던 평균 응찰자수가 2.5명으로 낮아져 노후를 준비하는 퇴직예정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경매물건으로 나온 시흥시 정왕동 한 호텔은 감정가 52억4천600만원이었지만 3차례 유찰되면서 응찰자가 2명 밖에 몰리지 않아 72%의 매각가율을 보이며 지난달 27일 37억7천712만원에 낙찰됐다.

 

이 때문에 고소득 직종의 예비 퇴직자들은 숙박시설의 경우 자금 투입이 어려워 주거시설, 상업시설에 비해 경쟁률이 낮고 평균 3차례 이상 유찰되면 최저입철가가 감정가 대비 40~80% 저렴한 금액에 구입할 수 있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더욱이 숙박시설을 낙찰받은 이후 상가나 원룸, 사무실 등으로 용도를 바꾼 뒤 비싼 값에 되팔 수 있어 예비 퇴직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경매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자금력있는 예비 퇴직자들이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숙박시설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숙박시설이 부족해 적기로 판단되지만 토지주와 건물주가 다를 경우 철거 소송이 들어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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