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작업 엄두도 못내 개장 이달 말로 미뤄 인근 숙박·음식·렌탈업체들도 덩달아 울상
지구온난화 여파로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서 경기도내 동계 스포츠 관련 업계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스키장은 인공 눈을 만드는 작업을 못해 불가피하게 개장을 늦추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키장 인근 렌탈업체 등도 영업 개시조차 못하는 등 운영상 큰 피해를 보고 있다.
14일 도내 스키장 등에 따르면 이들은 이르면 20일부터 늦어도 25일까지 스키장 개장을 목표로 했으나, 따뜻한 날씨로 인해 개장이 최소한 이번달 말께로 늦춰질 전망이다.
지난해도 올해와 비슷한 이상 고온으로 대부분 11월 말께 개장한 도내 스키장은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짧아지는 영업일수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아직까지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진 날이 없어, 스키장 개장을 위해 인공 눈을 만드는 작업은 엄두도 못내며 하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제설작업을 위해서는 최소 영하 3도 이하의 날씨가 3~4일은 유지가 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키장 앞의 펜션 등 숙박시설과 음식점, 스키장비 렌탈 업체들도 하루 빨리 날씨가 추워져 스키장이 개장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5년째 운영 중인 이천 지산리조트스키장은 통상적으로 11월 중순께 개장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키장 개장이 늦어지고 있다.
스키장은 15일 영하 2도로 기온이 떨어진다는 예보에 한두시간 정도 인공눈을 만드는 제설기를 테스트 할 뿐, 향후 일주일간의 기상 예보 등을 종합해도 제설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45만여명이 찾은 이 스키장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매니아들이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 언제 개장하느냐 등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용인 양지파인리조트도 당초 목표보다 개장일이 일주일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늦어도 지난해 수준인 이번달 개장일정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예년이면 11월 중순께 개장을 하던 포천베어스타운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미 개장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로 인공제설 시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최근 계속되는 따뜻한 날씨로 제설이 어려워 개장 시기조차 정확히 잡지 못하고 있다.
베어스타운 인근의 H렌탈업체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렌탈의 느낌이 안나는 고급 개인장비와 의류를 구입해 스키 시즌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스키장 개장이 지연돼 발만 동동구르고 있는 등 스키장 주변 대부분 관련업체들의 상황은 비슷하다.
스키장 관계자는 “스키장은 언제까지 하느냐보다는 언제부터 하느냐가 더 중요하지만 이상 고온에는 별다른 대책이 있을 수 없다”며 “스키장 개장이 늦어진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로 더 많은 스키어들을 유치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명관기자 mk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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