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보금자리 민간택지 기피

하남 미사·고양 원흥 등 일부 중소형 용지外 대부분 미분양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보금자리주택지구 민간 택지를 외면하고 있다.

 

16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남 미사, 고양 원흥지구 등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1차) 4곳에서 공급된 민간 공동주택용지 상당수가 미분양되고 있다.

 

일부 입지가 좋거나 가격이 저렴한 중소형 택지를 제외하고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고양원흥지구는 지난 6월 말 5블록과 7블록을 민간 건설사에 공급했으나 청약 신청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지난 9월 5년 무이자 할부 조건을 내걸고 다시 분양했지만 결국 미분양돼 수의계약으로 넘어갔다. 10월 27일에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중 가장 규모가 큰 하남 미사지구에서 총 10개의 민간 공동주택용지 중 5개가 먼저 분양됐다. 이 가운데 주인을 찾은 것은 전용면적 60~85㎡의 중소형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A22블록과 A30블록으로 동원개발과 대우건설이 각각 분양 받았다.

 

그러나 중소형과 중대형을 절반씩 같이 지어야 하는 나머지 3개 블록은 모두 미분양됐다. 아직 분양되지 않은 5개 택지도 모두 중대형이라 분양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전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사지구의 입지 여건은 비교적 좋은 편이고 땅값도 저렴하다”며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중대형 민간 택지는 사업성이 떨어져 건설사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건설사에게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지구 뿐 아니라 신도시와 택지지구, 산업단지 등에서도 민간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LH를 대신해 전용면적 60~85㎡ 중소형 주택을 민간 업체에게 분양하고, 국민주택기금에서 가구당 7천500만원을 지원해 공공 아파트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금자리택지사업은 수익이 크지 않아 민간 건설업체들이 참여를 꺼리는 실정이다. 주택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 민간 건설사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하기에는 주택 브랜드 가치나 수익성 측면에서 고민해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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