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커피전문점 “코스튜족(시험공부·과제 하는 학생들) 미워요”

오랜시간 자리만 차지 매출에 직격탄 속앓이 24시간 영업 포기 등 고심

“몇시간이고 죽치고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수원) 앞 A커피숍 주인 L씨(40)는 시험공부 뿐만 아니라 과제를 하느라 3~4시간씩 한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학생 손님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인근 대형 커피전문점과 경쟁하기 위해 커피가격을 내린 관계로 많이 팔아야만 수익이 나는 입장인데 좁은 매장에 좌석을 오랫동안 차지하는 학생들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6일 커피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내에 4천여개 커피전문점이 성업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 회사가 아닌 커피전문점에서 업무를 보는 코피스(Coffee+Office)족은 물론 도서관이 아닌 커피전문점에서 시험공부와 과제를 하는 코스튜(Coffee+Students)족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코피스 및 코스튜족들은 여러명이 모여 토론을 함께할 수 있고 무선인터넷 시설도 잘 구비돼 있으며 흡연도 가능한 장점 때문에 커피전문점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프렌차이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매장을 보유한 도내 소규모 개인 커피전문점들은 오랜시간 좌석을 차지하는 코스튜족 때문에 매출이 급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와이파이 공유기를 없애거나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코스튜족 퇴치에 나서고 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 앞의 C커피숍은 최근 와이파이 공유기를 없앴고, 아주대 앞의 P커피숍은 24시간 영업에서 주간영업으로 바꿨다.

 

P커피숍 주인 L씨(51)는 “학생들에게 안좋은 소문이 날까봐 나가라고 하지도 못한다”며 “대형 커피전문점과 경쟁하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했는데 오히려 술먹고 자러오는 학생들까지 생기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 김세윤 부회장은 “소규모 매장은 자릿세가 적게 포함되서 커피값이 싼건데 거기서 오래 있는 문화는 실례라는걸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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