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기침하는 우리아이 무엇이 문제일까?

겨울철 소아천식 급증, 부모들 각별한 주의 요망

만약 아이가 기침을 시작한 지 3주를 훌쩍 넘겼고, 기침을 할 때마다 구토를 한다면?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를 낸다면?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숨 쉬는 게 힘들다면? ‘소아천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천식은 폐 속 기관지가 알레르기 염증 반응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부어올라 숨이 차게 되는 질환이다. 주로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고 가래가 생기는 것이 특징. 날씨가 건조하고 추워지는 가을부터 봄까지 천식 발작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아진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이 이런 질병에 걸렸을 때 방치할 경우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만성질환으로 발전해 고통을 받을 위험이 높기 때문에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소아 천식의 주범은 알레르기

 

많은 부모가 천식과 감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열이 나거나 콧물, 인후통 등을 동반하면서 기침을 하는 아이들은 감기로 볼 수 있으며 수일 내에 증상이 완화된다. 3주 이상 밤잠을 설치고 마른기침을 하면서 가슴 답답함,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린이의 경우 아직 호흡기관이 약하고 바이러스 감염(감기)에 의해 천식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최근 감기로 입원한 어린이 30% 정도가 이미 천식을 앓고 있으며 폐렴에 걸릴 위험도 있다고 한다.

 

소아천식은 방치할 경우 대부분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전형적인 천식으로 발전해 고통을 받게 된다. 소아 천식은 원인에 따라 알레르기성, 기관지 자체의 질환에 의한 내인성, 직업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알레르기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주범인데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균, 매연, 꽃가루, 동물의 털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실내 난방이나 음식을 만들 때 발생하는 가스 등도 문제가 된다.

 

■ 천식환자 10명 중 4명이 어린이

보통 알레르기 천식은 어느 나이에서나 발생하지만 요즘은 그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천식의 경우 기후변화가 가장 큰 11월초~12월말 천식환자가 가장 많고,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전체 천식환자의 40%를 차지한다.

 

2005~200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평균 27만명을 웃돌던 천식환자가 10월부터 43만여명으로 급증해 12월에는 더욱 증가한 45만여명으로 나타났다. 천식 발생률은 연령이 어릴수록 더욱 급증해 10세 미만의 어린이 천식환자가 무려 41.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현저히 약한 어린이들이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면서 천식의 발병률 또한 함께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증상이 심하지 않은 이상 감기처럼 가벼운 병으로 여겨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것 역시 어린이 천식환자의 수를 늘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소아 천식은 어린이들의 키 성장도 막아

 

소아 천식을 앓고 있는 전체 환자의 62.5%가 ‘야간에 기침으로 잠을 깬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3세 이하의 환자 가운데 78.1%, 4~7세 가운데 56%, 8~12세 가운데 54.7%가 ‘잠을 깬 적이 있다’고 답해 나이가 어릴수록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설치게 되면 키 성장에도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성장기에는 성장호르몬이 깊은 잠을 잘 때 가장 왕성하게 분비가 되는데 소아 천식환자들은 깊은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적어 또래보다 키가 작아지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아토피 피부염이나 비염, 과민성 장염, 다한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들 역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 소아천식은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

 

소아천식으로 확진되면 천식의 악화 요인으로 꼽히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부터 찾아내야 한다. 이 악화 요인을 피하면서 매일 1~2회 연무기 치료 등을 병행하면 증상은 서서히 좋아진다.

 

증상이 사그라진 후에도 기관지에 자극을 주는 찬 공기나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 매연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또 재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어도 6개월은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천식은 완치라는 용어를 적용하기에 무색한 질병이다. 천식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이른바 ‘무기한 잠복기’로 이끄는 것이 ‘천식 치료의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천식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야말로 천식 재발의 악순환을 막는 최선책이다. 도움말=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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