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안내고 줄행랑… 택시기사들 ‘수난시대’

만취승객과 시비 붙기 일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갑자기 택시 문을 열고 도망가는 데 완전 무방비죠.”

 

지난달 14일 새벽 4시30분께 택시기사 H씨(55)는 군포시 산본역 앞에서 광주시로 가자던 20대 여성을 뒷자리에 태웠다.

 

승객은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서행하던 차에서 갑자기 문을 열고 내려 뒤쪽에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그대로 달아났다. 택시 미터기에는 3만5천원이 찍힌 상태였다.

 

안양에서 11년째 택시기사로 일하는 K씨(72)도 지난달 10월 중순께 비슷한 일을 당했다.

 

낮 12시 안양여고 사거리에서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차에 탄 뒤 김포로 가달라고 했다.

 

하지만 몇 분 뒤 돌연 컴퓨터 가게 앞에 내려달라고 했고, 그렇게 30분간 여기저기 다니더니 결국 줄행랑쳤다.

 

경기도내 택시기사들이 무임승차로 피해를 입는 등 수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만취상태에서 택시에 탄 승객이 기사와 시비가 붙어 경찰서를 찾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을 지나던 택시에 타고 있던 S씨(46)는 만취한 상태에서 아무 이유 없이 택시기사 L씨(50)의 팔뚝을 꼬집고 손바닥으로 뺨을 2회 때렸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또 P씨(40)는 지난달 5일 밤 10시1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중심상가로 가던 중 차가 밀리자 “그냥 밀어부쳐요”라고 했으나 택시기사 J씨(55)가 진입하지 않자 시비 끝에 폭행해 입건됐다.

 

홍두영기자 hd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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