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전 벌써 잊었나… ‘電電긍긍’

백화점·관공서 등 에너지 과소비 여전

전력수급 불안으로 블랙아웃 우려 가중

올 겨울 전력수급 불안으로 블랙아웃(동시 대정전)까지 우려되고 있음에도 도내 백화점, 대형유통매장, 영화관, 관공서 등은 ‘나몰라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4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10일 올겨울 전력난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1월 둘째·셋째주 예비전력이 53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최대전력 소비가 5.3% 늘지만, 전력공급은 2.4% 증가에 그쳐 심각한 전력난이 우려된다는 것으로, 이는 지난 9월 전국을 혼란에 빠뜨렸던 대규모 정전사태를 능가하는 사실상의 블랙아웃을 의미한다.

 

하지만 도내 백화점과 영화관, 쇼핑몰, 커피전문점 등 일반상점은 물론, 시청, 경찰서 등 관공서들도 지난 9월 대규모 정전사태는 까마득히 잊은 듯 에너지 과소비 행태를 지속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3시 용인의 A백화점은 바깥온도가 영상 4~6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맞이를 위해 실내온도를 25도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점원들은 물론 손님들도 두꺼운 외투를 벗고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또 같은 날 오전 11시께 수원의 B영화관과 C대형마트, D커피전문점 역시 한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온풍기가 돌아가면서 점원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이와 함께 겨울철 실내온도를 약 15~18도로 유지하고 있는 도내 각 관공서도 개인전열기구 사용이 금지됐음에도, 추워진 날씨 탓에 공공연히 열풍기 등 개인전열기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경찰서와 경기도청 등 관공서마다 일부 간부급 공무원 자리에 금지시킨 개인 전열기구가 버젓이 놓여진 채 가동되고 있었다.

 

도내 한 공무원은 “솔직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개인 전열기구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말단 직원들은 상사들 눈치를 보느라 무릎 담요 등을 덮는데 그치고 있지만, 간부급 이상 몇몇은 개인전열기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5일부터 겨울철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오후 5시부터 경관 조명을 소등하는 고강도 절전 규제를 예고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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