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제의 한방일침] 뉴튼의 건망증

우리가 잘 아는 천재 과학자 뉴튼(1642-1727)은 27세에 케임브리지대학의 정교수가 되었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가 ‘수학의 원리’라는 책을 출판했을 때 그의 책을 이해하는 사람은 열 명도 채 안되었다고 한다.

 

어느날 뉴튼은 로크라는 친구에게 그의 작품을 비판하는 편지를 쓴 적이 있다. 그 친구는 너무 속상해서 불평하는 답장을 하였다. 뉴튼은 답장을 받고는 다시 “자네가 쓴 책에 대해 내가 무얼 이야기했는지 기억을 못하네. 그 부분을 다시 보내준다면 가능한 한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해주겠네”라고 대답하였다.

 

이는 뉴튼의 건망증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다. 한의학에서는 ‘건망’에 대한 원인을 다양하게 파악한다.

 

첫째 지나친 사색으로 인해, 둘째 정(精)·혈(血)·진(津)·액(液) 부족으로 심장과 뇌기능이 약해져서, 셋째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 넷째 식적(食積)으로 인해서 등이다.

 

뉴튼은 과도한 사색으로 인해 자신이 언급한 내용을 잘 잊어먹는 경우였다. 사상체질 관점에서 보면 ‘태양인’체질이다. 태양인은 논리·사고력이 뛰어나 위대한 발명가, 과학자들이 많다. 새로운 발명, 발견을 하는 천재들은 대부분 태양인이라고 봐도 된다. 더군다나 뉴튼은 사색에 잠겨 시계를 계란인줄 알고 삶기까지 한 건망증 대표 태양인이다.

 

태양인은 어느 사건을 놓고 추리하면 나름의 논리로 결론을 내는데, 그 결론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사고 논리구조에 의하여 원인, 과정, 결론으로 도출해 낸다. 그래서 어떤 내용이든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건을 매번 추리를 통해 결론을 낸다. 앞의 로크라는 친구의 경우도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다시 보면 뉴튼의 사고 논리구조에서 똑같은 비판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한의학 수행을 하면서 만난 태양인 사부님들 역시 그러한 스타일이어서 뉴튼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런데 요즘은 태양인 말고도 다른 체질 역시 건망증이 많아졌다.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해야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과 수면부족,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야말로 누구나 건망증이 될 수 있는 요즘이다.

 

건망증을 치료하는 처방은 다음과 같다.

 

① 마음이 상하여 심(心)을 보해야 하고, 소화력이 저하된 건망증 : 귀비탕.

② 정(精)이 부족해 생긴 허약의 건망증 : 육미지황탕.

③ 뇌기능 저하의 건망증 : 총명탕.

건망증에 좋은 비타민은 오메가-3, 식품은 호두, 잣, 땅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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