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치솟아 등골 휜 서민들 겨울나기 뼛속까지 시려…

“대출이자에 치여 살 수가 없어…하루 하루가 지옥”

“대출 이자에 치여 살 수가 없는데 물가마저 안 오른 게 없어 즐겁다던 연말은 남의 이야기네요”

 

안산지역의 한 전자제품 회사에 다니는 조모씨(46ㆍ여)가 특근까지 하며 버는 돈은 170만원 남짓.

 

남편 사업실패 이후 3개월마다 500만원씩 내야 하는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와 매달 60여만원씩 나가는 캐피털 이자로 몸살을 앓다 최근 아이들 앞으로 들어가던 적금을 해약해 생활비로 사용했다.

 

주부 오모씨(51ㆍ수원 호매실동)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수년째 200만원에서 올라갈지 모르는 남편 월급에 무섭게 치솟는 물가로 경제적 고통이 이어지면서 대학생 자녀 학비도 지원해주지 못할 만큼 가계부에는 적자의 흔적만이 빼곡하다.

 

오씨는 “수입은 한정돼있고 은행 이자, 생활비는 자꾸 늘어 하루 하루가 지옥”이라고 말했다.

 

최근 먹거리와 공공요금 등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가계빚에 눌린 서민들의 연말나기가 더욱 힘겨워질 전망이다.

 

5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동절기 전력난을 막기 위해 지난 8월 전기요금을 4.9% 올린 데 이어 이날부터 또다시 평균 4.5% 인상했다.

 

서민 먹거리로 여겨지던 라면도 평균 6.2% 인상됐고 콜라, 커피음료, 맥주 등 인기 간식거리의 가격도 해당 업체가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어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9월 말 현재 가계부채가 892조4천57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5조5천554억원 늘어났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가계부채가 올 연말 900조원, 2013년에는 1천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서민층의 신용등급 추락과 대출비용 증가 악순환으로 인한 송년 분위기를 체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성장을 주도하던 수출이 위축되면서 내년에도 경제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들의 가계 부실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 부채를 줄이거나 자영업층을 위한 별도의 서민금융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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