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폭설대비 양평 산간도로 적사함 점검해보니…
적사함 자리에 펜션 입간판 차지 등 관리 부실
“올 겨울엔 유난히 눈이 많이 온다는데 어떻게 장사를 나갈 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11일 오전 10시께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 묘각사 입구 삼거리.
이곳은 경사 30~40도 정도의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구간으로 약간의 눈에도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이 때문에 제설용 모래와 염화칼슘이 항상 비치돼 있어야 하지만 현장에는 제설용 모래를 담아둔 적사함 대신 펜션을 알리는 입간판이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주민 Y씨(45)는 “염화칼슘이 있기는 하지만, 그늘진 곳이 많아 염화칼슘도 다시 얼기 일쑤”라며 “그나마 설치돼 있는 적사함에는 모래 대신 쓰레기들만 채워져 있어 눈이 내리면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중미산 중턱으로 오르는 37번 국도에서 왼쪽으로 서종면 정배리 정배보건소진료소까지 352번 지방도를 따라 이어지는 10여㎞ 구간에는 적사함이 단 3개 밖에 없었으며, 그나마 내부는 텅텅 비어 있었다.
이 곳을 지나던 화물트럭 운전기사 H씨(57)도 “염화칼슘은 폭설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차량들이 지나다니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래를 뿌려줘야 한다”며 “눈이 오면 이 곳을 피해 돌아다니는 차량이 많다”고 말했다.
이 곳 서종면 일대와 마찬가지로 옥천면과 용문면 일대 등 양평지역 산간도로 적사함 대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적사함이 크게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관리부실로 모래가 없는 적사함이 곳곳에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현재 6번·37번 국도 등 3개 국도와 국지도, 군도 등 관내 도로 893㎞에 염화칼슘 1천257t과 모래 1천500㎥, 모래주머니 5만장이 비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적사함내 모래가 분실된 경우가 많아 실제로 기능을 다하고 있는 적사함은 파악된 수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군 관계자는 “취약지역에 없어진 적사함이나 비워진 적사함 등을 파악, 폭설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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