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두물머리 긴장 고조

시공사 “이달 철거 완료”  vs   농민들 “무력 저지”

4대강 사업지인 팔당 두물머리의 유기농지에 대해 시공사가 습지제거 공사에 나서자 유기농민들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두물머리 지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3일 두물머리 지역 4개 유기농가가 포함된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시공사인 코오롱건설은 이날 오전 8시30분과 오후 2시30분 2차례에 걸쳐 굴착기를 동원해 두물머리를 지나는 신양수대교 11번 교각 인근에서 습지제거 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팔당공대위 20여명은 즉각 공사저지에 나섰으며, 시공사인 코오롱건설은 일단 현장에서 철수했다.

 

팔당공대위 방춘배 사무국장은 “사업시행자인 경기도 건설본부와 시공사가 대화를 계속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공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오늘 작업 시도와 철수는 공권력을 동원해 4개 유기농가를 내쫓기 위한 명분 쌓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유기농가와 대화를 하며 1년8개월가량 공사를 미뤄 왔지만 도 건설본부와 이달 말까지 공사를 마치기로 계약이 된 관계로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4개 유기농가 땅을 제외한 곳에서 공사를 벌이는 데 이마저도 막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현재 두물머리 유기농가들은 양평군이 4대강 사업을 위해 하천부지점용허가를 취소하자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패소,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도 건설본부 관계자는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4개 유기농가의 비닐하우스 등 지장물 철거에 나서지 않겠다”며 “이들 유기농가 땅을 제외한 곳에서 공사를 벌이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건설은 곧 본격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며, 팔당공대위는 공사저지를 위해 14일부터 코오롱건설이 작업을 시도한 곳에 천막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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