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이웃’ 22가구 중 4명 암투병

평택 창내1리 주민들 “수년간 검은 먼지… 오염방지 시설도 없어”

업체 “오염검사 이상무”

 

“암에 걸렸어도 수년전부터 늘 집에 검은 먼지가 쌓여 들어가지도 못하고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평택시 오성면 창내1리에서 30년 넘게 살아 온 김영배씨(64)는 지난 3월 췌장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고 그 길로 집을 나서야 했다.

 

쌓여 있는 검은 먼지와 집 주위를 감싸고 있는 악취가 암 발생의 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집 근처에 인체에 유해한 공장을 시에서 허가 해 주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참고 지내 왔었다”며 “그러나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고 나니 검은 먼지가 싸여있는 집에 도저히 돌아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집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그라비아 인쇄업체인 A 기업에서 검은 먼지 등 유해물질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A기업 인근 20m안에는 김 씨외에 옆집 홍모씨(간암), 김모씨(림프종암) 등 4명이 암 투병 중이다.

 

A기업은 지난 2000년부터 창내1리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며 이 곳에서는 유일한 공장이다.

 

A기업은 그라비아인쇄 장비 신고없이 설치·운영하다 지난 8월 시와 도 특별사법경찰단에 적발된 바 있으며, 대기오염 방지시설도 설치하지 않다 단속돼 현재 검찰에 송치 중이다.

 

시 관계자는 “그라비아 인쇄장비는 먼지를 유발, 지난 2007년부터 신고 후 운영하게 돼 있다”며 “A기업은 신고도 하지 않고 대기오염 방지 시설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사실상 수년간 오염물질이 배출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호 창내1리 이장(65)은 “22가구 중 3가구에서 4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며 “주민들과 협조해 도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기업 관계자는 “2000년 설립당시 인쇄시설이 신고대상이 아니었고 단속 이후 정식 신고와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즉각 설치했다”며 “두 차례에 걸친 대기오염 및 악취·소음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고 앞으로도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어떠한 조치라도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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