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은퇴’ 도내 베이비부머 190만 시대
“편하게 인생을 즐기는 로엘족이라고요? 자격증 따야만 하는 열공족입니다.”
은퇴를 3년 앞둔 1955년생 J씨(57)는 요새 20~30대 젊은이들의 로망인 공무원이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J씨는 2년 전부터 법무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J씨는 “아직 대학생인 딸과 아들을 공부시키고 부모님을 부양하려면 전문 자격증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 준비 중”이라며 “이제는 편히 인생을 즐길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자식들보다 더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J씨처럼 부모부양, 자녀 뒷바라지, 은퇴 등 삼중고를 겪는 경기지역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자격증 취득 열풍에 빠졌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지역 내 약 190만명인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올해부터 시작, 더욱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려고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J씨와 주말마다 도서관에서 만난다는 K씨(55) 역시 내년 은퇴를 앞두고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K씨는 “평일에는 시간이 없어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공부한다”며 “최근에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어떤 자격증이 유망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을 많이 할 정도로 다들 자격증 취득에 열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로 젊은 층에서 사들이던 자격증 관련 서적의 주요 고객도 중장년층으로 옮겨갔다.
수원의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최근 40~50대 중장년층들이 공인중개사, 컴퓨터 활용, 엑셀, 일본어 능력시험 관련 자격증 서적을 눈에 띄게 많이 구입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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