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혈액내과 교수
급성백혈병이란 혈액 속에 존재하는 여러 세포들 중 백혈구가 암세포로 변해 전신에 퍼지게 되는 질환이다. 백혈병에 걸리면 백혈병 세포가 크게 늘어나는 반면에 정상적인 혈구세포 수는 줄어들게 되므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긴다.
정상 백혈구 수가 감소되면 면역기능이 저하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잘 걸리고 적혈구가 줄어들어 빈혈이 발생하며, 혈소판 수가 줄면서 비정상적인 출혈이 나타난다.
대부분 발병원인을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유전적 소인, 방사선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되거나 항암제의 사용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런 원인들로 인해 암유전자 또는 인접한 유전자들이 변화되면 암유전자가 활성화돼 급성백혈병이 생기는 것으로 여겨진다.
급성백혈병이 생기면 피로하고 기운이 없으며,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열이 나거나 피부에 점 또는 반점 형태의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비장과 간이 커지고 림프절이 부풀어 오르거나 흉골 부위가 뻐근하게 아픈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외에도 잇몸, 피부 또는 뇌막에 백혈병세포가 침범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중추 신경계에 전이되면 심한 두통과 구토가 생기고 물체가 겹쳐 보일 수도 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혈액검사와 골수검사가 기본이다. 백혈병의 타입을 분류하기 위해 세포표면항원검사를 시행한다. 또한 골수세포에 염색체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염색체검사와 형광제자리부합법을 시행하고, 분자생물학적 유전자 검사를 등이 시행된다.
급성백혈병 치료방법은 혈액과 골수 내의 백혈병 세포를 없애는 ‘관해유도 치료’와 치료 후 남아있는 백혈병 세포로 인한 병의 재발을 막기 위한 ‘관해 후 치료’로 나눈다. 관해 후 치료는 항암제 치료 혹은 조혈모세포이식 중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거나 두 방법을 모두 사용할 수도 있다.
예전의 단순한 치료방법과는 달리 염색체와 유전자검사결과를 바탕으로 개개인에 맞춘 새로운 치료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일부환자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하지 않고 약2-3개월의 항암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해졌다. 또한 유전자형이 정확히 일치돼야만 가능했던 골수기증도 근래에는 이식 기법의 발달로 유전자형이 부분적으로만 일치하는 경우에도 가능해졌다.
골수기증 희망자가 늘어났으며 골수은행간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도 발달하여 조혈모세포 이식의 기회가 크게 증가됐다. 이러한 의학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급성백혈병 환자의 완치율이 과거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불치병으로 알려졌던 백혈병도 전문적인 조혈모세포 이식센터에서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병으로 바뀔 수 있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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