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설치, 시와 시민단체 간 이견 논란

의왕시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월암동 왕송호수를 순환하는 레일바이크 설치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레일바이크 사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우려, 사업중단과 생태습지조성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설명회 개최에도 불구,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레일바이크 사업을 조명해 본다.

 

■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

의왕시는 월암동 왕송호수에 207억여원을 들여 길이 5.3km의 레일바이크를 설치키로 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레일바이크 사업은 민자 또는 민자 공동투자형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철도특구 추진위원회를 통해 왕송호수 순환 레일바이크 사업을 도출해 낸 뒤 올해 1월에 사업타당성 분석 용역을 의뢰, 서울메트로 측으로부터 B/C(Beneficial/ Cost) 1.197(1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119만 7천 원의 편익을 얻는다는 의미)이라는 결과를 제출받았다.

 

이어 4월에는 연간 41만명의 이용객을 유치해 31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강원도 삼척의 해양 레일바이크를 견학했으나, 5월 들어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 등 14개 단체가 재정파탄과 환경파괴·철새보호문제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시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노선 재검토 및 조류생태 보호대책강구 등을 마련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철새보호방안 및 사업타당성 검증용역 결과물을 첨부해 상정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에 시는 호수횡단노선을 의왕시 구간에서 수원시 구간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농어촌공사의 의견에 따라 노선을 변경하고, 7월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어 9월에는 ㈜문화도시 경영연구소에 사업타당성 검증용역을 의뢰, B/C 1.203의 결과물을 제출받았다.

그 사이 시민단체는 ‘새 박사’ 윤무부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실시했고,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조류생태보호방안 연구용역을 발주, 11월 결과물을 받아 시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시는 내년 6월 철도특구 지정이 승인되면 그린벨트 관리계획변경 절차에 착수, 11월까지 왕송호수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한 뒤 2013년 3월 착공에 들어가 10월께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 입장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지난 8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을 파괴하는 레일바이크가 아닌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오랫동안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으로 생태습지공원 조성을 제안해 왔는데도 의왕시가 어떠한 검토도 하지 않고, 레일바이크 사업만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왕송호수를 찾는 140여 종의 새가 레일바이크 설치로 받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호수 조류에 대해 적어도 1년 이상의 모니터링과 연구가 필요한데도 시의 조사는 2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단 4차례 새의 종류와 개체수를 모니터링하는데 그쳤고 천연기념물 고니 등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순수 레일바이크 이용객 수 추정을 인구와 거리만을 변수로 하는 중력모델을 기초로 추정해 이론적으로도 부적합하고 현실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고 심각한 환경파괴가 우려되는 만큼 잘못된 사전 용역 조사로 시민이 피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레일바이크 사업의 대안으로 제시한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왕시 입장

시민단체의 주장과 달리 시는 레일바이크 사업은 환경훼손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 등이 문제로 제기한 경관훼손과 이용자의 안전, 철새보호 등을 위해 호수횡단 노선을 제방으로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했고, 고가로 계획했던 레일바이크 설치도 최대한 지면을 활용하도록 하는 등 레일바이크를 최대한 호수에서 이격시켜 설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수질 문제도 지난해부터 수질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녹조현상과 악취가 상당부분 해소된데다 지난해 말까지 16억원을 들여 1만2천500t의 퇴적 오니 제거를 위한 준설작업까지 마쳐 곧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류 영향에 대해서는 윤무부 교수가 시민단체 초청 강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과 충분한 먹이만 있으면 철새에게는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조삼래 한국조류학회 회장의 철새 영향 관련 용역에서도 왕송호수 조류 등에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하면 호수 조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됨에 따라 해당 대책을 보완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여러가지 환경 관련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전문가, 관련인사들이 참여한 끝장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부곡지역은 의왕ICD(컨테이너기지)와 한국철도대학, 철도기술연구원, 철도박물관, 철도관사 등이 있어 개발제한구역을 제외하면 활용 토지가 거의 없는 낙후지역”이라며 “왕송호수 주변을 철도테마파크로 조성하기 위해 철도특구를 추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 5·6월 부곡동 성인인구의 50%가 넘는 1만700여 명이 레일바이크 사업에 찬성하는 서명운동에 동참, 간절한 의지를 표출하는 등 레일바이크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레일바이크가 설치되면 인근 철도박물관·자연학습공원과 함께 수도권의 많은 시민이 철도테마파크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호수 인근 음식점·숙박시설 등이 활성화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도 도모할 수 있을 것”고 밝혔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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