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대상자 “北 정세 불안” 입영연기 증가
“저를 포함해 가을학기를 끝내고 군대에 지원하려 했던 친구들이 많았는데, 솔직히 고민입니다.”
지난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며 경인지역 입영대상자들의 입영 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경인지방병무청 등에 따르면 2012년 경인지역 입영대상자는 약 3만명이며, 대학 재학 등의 사유로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잠재적 입영대상자는 1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남북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뜻 입대를 신청하지 못하면서 입대연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19일 오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입영대상자들의 고민을 더욱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실제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19일 38건에 머물렀던 경인지역 입영대상자의 연기신청 건수는 20일 58건으로 50% 이상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0일 연기신청 건수 33건보다는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아주대에 재학 중인 K씨(21·서울)는 “친구들과 함께 입영지원을 하려 했는데, 김정일이 죽었다는 소식에, 미사일 발사 소식까지 전해져 고민 중”이라며 “솔직히 별 탈은 없겠지만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에서도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씀하셔 신청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인하대에 재학 중인 A씨(22·고양) 역시 “애초 1월에 친구와 동반입대를 신청했는데, 김정일 사망 때문에 친구와 상의해 7월로 입대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아들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K씨(55·인천)도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에 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부모들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라며 “김정일 사망소식에 가족회의를 거쳐 추운 겨울이라도 지나고서 입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주부 P씨(49·수원) 역시 “막내아들이 군대 갈 나이가 됐는데,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북한이 어떠한 짓을 할지 몰라 불안하다”며 “입대시기를 두고 애 아빠와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영국·박용준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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