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5도 등 북한과 마주한 인천. 인천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과 군사적 긴장상태로 인해 주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투자유치 등에 영향을 받는 등 경제발전까지 발목이 잡히는 곳이다.
현재 북한과 가까운 경기·강원도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프로젝트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일정부분 해소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서해가 분쟁의 바다가 아니라 평화의 바다, 남과 북이 상생하는 바다로 만들기 위해 인도적 지원과 보호, 평화정착, 공동 경제번영 등 다양한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등에 북한을 참여시키고자 친선 축구시합과 북한 근로자를 고용한 축구화 공장 설립 등 체육교류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또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체결된 10·4 남북 정상선언에 의해 서해북방한계선(NLL) 남북공동어로구역 지정 등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축을 비롯한 남북경제 공동체 실현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강화 교동에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강화-개성-해주를 연결하는 국제산업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해주·개풍대교 건설 등 육로를 비롯해 인천-남포·해주항 선박 취항 등도 추진 중이다.
■ 북한 인도적 지원사업 지속
시는 천안함 침몰사태 이후 정부의 5·24 대북조치에도 계속 북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도 영유아와 임산부,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에게 빵과 두유 등 급식은 물론 밀가루 등 식량·생필품과 의약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2010년에 함경북도 온성군 어린이집과 평양산원, 신의주 수해지역 등지에 물품 5억 원을 지원하고 단체 6곳과 협약을 체결해 영유아와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급식과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하지만,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정부가 각종 대북사업을 전면 금지하면서 지난해에는 사실상 인도적 지원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또 해주·강령·벽성·옹진·청단·연안·배천 등 북한 황해남도 7개 지역을 중심으로 유충구제제와 모기향, 진단키트, 방충망 등을 지원하는 말라리아 공동방역 및 의료지원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특히 홍수 등 수해·재난 시 북한 주민에게 옥수수와 밀가루 등 식량은 물론 각종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 북한 경제적 자립 지원
시는 산림복구사업과 수산업협력사업을 통해 북한과의 교류를 이어감은 물론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시는 올해부터 황해도 일원 황폐화된 산림을 회복하기 위한 조림사업과 산림 병해충 방제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또 하반기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역이나 서해 연안 접경지역에서 남북 관계자가 참여하는 꽃게와 조기, 넙치 등의 치어를 공동으로 방류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남한 수산양식 전문가를 북한으로 파견하거나, 북한 인력의 제3국 연수를 통해 북한보다 앞선 수산양식 기술을 전수하는 형태의 대북 교류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어장 환경 개선을 위한 트랙터와 경운기 등 기자재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北소외계층에 밀가루·의약품 인도적 지원중국에 축구화공장 설립, 북한근로자 고용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참가도 추진 강화 중심 고려문화권 탐방 남북 공동 개최
■ 체육교류사업 확대
시는 지난해 11월 초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중국 단둥(丹東)시에 한·중 합작으로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는 수제축구화 공장을 설립했다.
한국 수제축구화 장인인 김봉학씨(50)가 공장장을 맡아 북한 근로자 20명에게 기술을 전수, 북한 근로자들과 함께 연간 최대 3만 켤레의 축구화를 생산하게 된다.
축구화 중 일부는 북한 유소년과 성인 대표팀에 기증하고, 북측은 축구화 금액에 상응하는 현물을 공장 운영을 위해 제공한다.
이와 함께 시는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서 북한 425축구단이 참가한 ‘2011 인천평화컵(U-13)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여는 등 북한과의 스포츠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프로축구 시즌 개막에 앞서 숭의아레나파크(숭의구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팀과 조선인민군 소속으로 상당수의 북한 국가대표가 포진해 있는 실질적인 북한대표팀인 북한 425축구단의 친선경기를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천AG 평화 개최를 위한 대학생 체육교류에도 나서는 등 북한과의 지속적인 체육교류를 통해 오는 2013년 전국체전과 2014년 인천AG에 북한 대표팀의 참가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 사회·문화 교류사업 확대
시는 올해 강화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고려문화를 재조명하고, 이를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시는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 1박2일 일정으로 남북한 각각 500명씩 모두 1천 명 단위의 고려문화역사 학자와 전문가,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고려문화권 탐방사업을 벌인다.
또 강화-개성 간 육로를 통해 강화와 북한지역의 고인돌 현장조사와 개성지역의 사찰발굴 및 복원 등 고려역사문화에 대해 함께 탐방하고 고려사와 고려시대 문화유산에 대한 공동 연구를 벌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남북한 박물관 소장 고려유물을 교환 전시하는 고려유물 전시회도 열어 고려 역사성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고려역사문화권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송영길 시장은 지난해 7월 역대 시장으로는 처음으로 강화군 내 고려시대 유적을 답사했고, 이후 이를 학술적으로 연구·활용하는 방안을 찾도록 지시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시는 이 같은 사회·문화 교류사업 확대를 통해 북한의 학자 및 시민들과 꾸준한 인적교류를 쌓겠다는 방침이다.
■ 경제자유구역 조성
시는 강화 교동에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이를 강화(제조업·첨단산업)-개성(경공업)-해주(중공업)를 연결하는 국제산업벨트, 즉 경제자유구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강화교동평화산단 조성은 3.45㎢ 부지에 단계별로 추진되며, 남북공동역할을 분담해 북측의 노동력과 우리의 기술·자본을 결합한 역 개성공단 개념이다.
시는 그동안 전문가와 관련 부서 간 간담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왔으며, 평화산단 조성에 대한 여론 수렴과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관련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인천발전연구원을 통해 평화산단 조성방안과 재원 확보 및 추진체계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평화산단을 중심으로 시는 인천-개성-해주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을 건설, 남북한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서해 수산가공 및 유통분야에서 남·북이 협력해 환서해 도시 네트워크 발전에 앞장설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 시기는 유동적이다. 시는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향후 남북 관계 진전에 따라 중앙정부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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