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지부진’… 달동네 주민들 ‘이중고’

남구 숭의동 재개발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장기화 생활 불편·재산권 피해 호소

“지붕하고 문이 있어 집이지 정상적인 주거 생활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인천지역 재개발 및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장기화하면서 주민들의 생활 불편과 재산권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 남구 숭의동 전도관 재개발사업 지구에 사는 이모씨(43)는 올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사를 한다는 각오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동네 주택 전체가 30~40년 된 노후 주택인데다 6~7년 전 재개발사업이 추진된 이후로 집 보수도 하지 못해 매년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실평수 33㎡ 남짓한 작은 주택이지만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한겨울 나는 기름 값만 200만 원을 넘는다.

 

이씨는 “재개발사업이 곧 이뤄진다는 희망 속에 수년째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며 살았지만 더는 견디기 어려워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재개발 투자를 위해 살던 아파트를 팔고 간석동 재개발단지로 이사한 정모씨도 5년째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집값은 집값대로 떨어졌다.

 

2008년 당시 1억 2천만 원을 주고 매입한 1층 빌라가 9천만 원에도 팔리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정씨는 “집값이 떨어진 것은 투자를 잘못한 내 몫으로 치더라도 좁은(45㎡) 1층 빌라에서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사는 것이 고통스럽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집이 팔려 이사만이라도 빨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재개발 단지에는 2007~2008년 실제 주택 가치가 6천~7천만 원에 불과한 소형 빌라를 최고 1억 5천만 원까지 매입한 투자자 상당수가 재산적 곤혹을 치르고 있다.

 

재개발 전문 S 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수년 전 정치적으로 남발된 200여 개 재개발지구 지정과 과도한 투자 심리가 독배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실현 가능한 주택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제홍기자 jhyo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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