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던 원천천 다시 죽이나…

광교신도시 물막이 설치안되고 관리감독 부실 시커먼 물·거품가득… 주민들 악취신고 잇따라

‘폐하천’이라 불리던 수원 원천천이 시민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구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물이 쌓이는가 하면 악취까지 진동, 하천 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3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원천천은 광교산을 발원지로 여천천과 가산천을 통해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로 유입되는 총 연장 12㎞의 수원 4대 하천 중 하나로, 인근 공업단지 조성으로 수질이 악화돼 ‘폐하천’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08년부터 환경단체와 시민, 기업이 뭉친 ‘원천천 살리기 운동’이 진행되며 최근 수질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8일 수원시 영통구 산드레미교 밑 우수토실 차집관거에서 오수가 흘러나오고 악취가 진동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시청 하수관리과는 다음날인 29일 현장조사에 나서 차집관거를 확인해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지만, 시료채취와 수질검사 의뢰 등의 후속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30일 영통구 매탄동 산드레미교 밑 구간에서 화장실 냄새와 같은 악취가 진동했으며 우수토실 근처에는 시커먼 물이 하천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특히 유속이 느린 지점에는 새하얀 거품이 일어나 보는 이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 K씨(58)는 “악취가 진동하는 날이 많다”며 “심한 날은 흙탕물까지 떠내려와 하천이 온탕 진흙탕물로 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까지 원천천의 악취와 오수가 발생하는 이유로 우수토실의 차집관거에 이물질이 끼어 하수처리장으로 가야 할 오물이 하천으로 흘러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주에는 인근 상류의 공사현장 돌덩어리가 떠내려와 차집로를 막아 오수가 흘러나오기도 하는 등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상회 원천천물사랑시민모임 대표는 “생활하수도 문제지만, 2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광교신도시 공사에 임시물막이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물의 탁도가 훨씬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오수가 나온다는 제보를 받고 29일 현장조사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면서도 “민원이 자주 제기되는 만큼 순찰과 하수정비, 차집관거 청소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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