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어린이박물관은 불법주차 질식

“주말이면 어린이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 일대가 불법주차로 교통이 마비될 지경입니다”

 

12일 오전 11시30분께 용인시 상갈동 어린이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 앞 도로.

 

도로 3개 차선 중 한개 차선을 차량 십수대가 통째로 점거한 채 길게 늘어서 있다. 도로 곳곳에는 어린이박물관 관람객들이 이용 가능한 주차공간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지만, 안내문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어린이박물관 주차장은 이날 오전 10시를 넘어서부터 250여대가 꽉 들어차 11시께 이미 만차 표지가 세워진 상태였고, 주차장 앞에는 주차요원 2명이 경광봉을 이리저리 흔들며 차량을 다른 곳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관람객들은 주차요원의 안내에도 불구, 도로변 빈자리를 찾아 불법주차를 한 뒤 박물관으로 들어가버리기 일쑤였다.

 

주차 관리실의 한 관계자는 “이미 주민센터 주차장까지 가득차서 대체 주차장으로 방문객들을 유도하고 있지만, 오후가 되면 도로변에 세워진 차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며 “겨울이라 이 정도지, 날씨가 풀리면 주말마다 주변도로 일대가 불법주차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주말마다 상갈동 일대에 불법주차가 만연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부터로, 백남준아트센터와 경기도박물관이 있던 이 곳에 어린이박물관이 개관하면서 관람객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매주 1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이 곳을 찾고 있으며, 주말에는 3천500장의 입장권이 항상 매진될 정도다.

 

반면 주차장은 어린이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을 합쳐 250면, 인근 백남준아트센터와 뮤지엄파크, 신갈고교 주차장, 상갈공영주차장까지 모두 합쳐도 670면를 넘지 못한다.

 

이에 경기도와 용인시는 지난 6일 어린이박물관에 모여 주차난 해소를 위한 대책회의까지 열었지만,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했다.

 

주민 김모씨는 “주말마다 이 일대가 불법주차된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어린이박물관을 건립하기전에 충분한 주차공간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예매를 활성화해 시간대별 차량 수를 조절하고,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주차난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며 “문제가 계속되면 인근에 주차장을 추가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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