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둘러싼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들 3자가 타협의 여지를 일축하고 각자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센 카드를 일제히 꺼내 들면서 봄 건설 성수기 건설현장의 공사 차질까지 우려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시멘트 가격을 t당 6만7천500원에서 7만6천원으로 인상한다고 통보한 지 한 달 만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중소 레미콘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달 31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일방적인 시멘트 가격 인상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22일부터 조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레미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버리면 막대한 손실을 볼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레미콘과 시멘트를 모두 사용하는 건설업계도 가만있지 않았다.
31개 대형건설사 자재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지난 9일 총회를 열어 시멘트 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13일부터 업계 1,2위인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의 시멘트 제품 및 이들 회사 계열의 레미콘 제품을 구매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시멘트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고 있는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7일부터 시멘트 공급을 중단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체들도 공공토목 발주 감소와 주택경기 부진의 이중고에 시달리는데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부실화로 중견·중소업체들이 속속 무너지는 상황에서 시멘트, 레미콘 등의 원가 부담까지 더해지면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