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 3명에 이어 세터마저 출전 어려워, 포스트시즌 먹구름
프로배구 승부 조작 사건으로 주전급 선수가 검찰에 구속되는 등 가장 큰 치명상을 입은 KEPCO 남자배구단이 또 한 번 결정타를 맞게됐다.
KEPCO 구단은 “현직 세터 A선수가 17일 대구지검에 참고인으로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KEPCO는 “A선수가 피의자 신분도 아니고 검찰 조사로 연루 의혹이 밝혀지지도 않았으나,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19일 오후 2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김상기(구속), 임시형·박준범(영장 청구 기각) 등 주전급 선수 3명이 경기 조작에 가담해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영구제명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연루 의혹 선수가 또 나타나자 KEPCO는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됐다.
더욱이 주전 세터 김상기가 빠진 상황에서 그의 공백을 메웠던 A선수마저 결장하게 돼 더욱 난처해졌다.
KEPCO 구단의 한 관계자는 “원 포인트 서버로 출전 중인 김천재가 세터 후보로 있긴 하나 당장 실전에 투입해 경기를 조율할 만큼의 기량은 갖추지 못했다”면서 “남은 경기를 치르기가 정말 갑갑해졌다”며 한숨을 내쉰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KEPCO는 이번 시즌 달라진 조직력을 뽐내며 17일까지 17승11패를 거두고 4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4위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경기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주전급 4명이 동시에 이탈하면서 KEPCO의 꿈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KEPCO는 검찰의 수사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 이후 전력이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1승2패를 거두는 데 그쳤다.
아직 드림식에비해 승점이 20점 가까이 앞선 상태이긴 하지만 앞으로 남은 8경기에서 연패를 하게 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박민수 기자 kiryang@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