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꽃 받을 일 많은데…보관은?

2월과 3월은 꽃이 풍성한 계절이다. 졸업과 입학, 밸런타인데이에 화이트데이까지…. 꽃을 줄 일도 받을 일도 많다. 예쁘고 향긋한 꽃은 받을 때는 좋지만, 무심코 꽃병에 꽂아두면 눈 깜짝할 새 시들어버린다. 먹을 수도 없고, 버리기도 아깝고. 기분 좋게 받은 선물이지만 어느새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다. 꽃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감상할 수는 없을까?

 

■오래가는 꽃다발, 그 비법은?

꽃다발을 선물 받았다면 리본, 셀로판지, 은박지 등 포장을 벗긴 후 꽃잎을 정리한다. 꽃 가지 끝을 가위로 조금씩 잘라내 다듬고 끓는 물에 잘라낸 꽃 가지의 끝을 5초 정도 담가 세균을 제거한다. 이때 줄기를 사선으로 자르면 물을 흡수하는 면적이 넓어져 꽃이 더 오래간다.

 

꽃병에 꽂을 때는 물에 설탕을 두 숟가락 정도 넣으면 싱싱함이 오래 유지된다. 장미는 꽃병에 넣기 전 물에 잠기는 잎을 깨끗이 떼어내야 한다. 잎에서 나오는 페놀물질이 물을 썩게 해 수명을 단축하기 때문.

 

꽃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비결은 물을 자주 갈아주는 것이다. 물을 오랫동안 갈지 않고 내버려두면 물속에서 박테리아가 번식해 꽃이 썩기 쉽다. 물에 락스나 식초를 몇 방울 넣어주는 것도 미생물이나 박테리아 번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놓아두면 꽃을 좀더 오래볼 수 있다.

 

■2년은 거뜬한 드라이플라워

꽃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면 꽃을 말려 드라이플라워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골고루 잘 말린 드라이플라워는 2년 이상 거뜬히 유지된다. 꽃을 잘 말리려면 수분이 많은 잎은 잘라버리고, 건조시간을 되도록 짧게 하고, 묶는 다발이나 꽃의 포기 수는 적을수록 좋다.

 

가장 보편적인 장미의 경우 ‘매달기법’을 사용한다.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지저분한 잎을 정리한 후 10송이 안쪽으로 거꾸로 매달아 말린다. 건조시간은 3~4일 정도다.

안개꽃은 적은 양의 물에 꽃을 꽂아둔 채로 말린다. 안개꽃, 수국 등 가벼운 꽃은 물에서 말리는 방법을 이용하면 하루 만에 자연스럽게 건조할 수 있다.

 

무겁고 목 부분이 약한 난, 스타치스 등은 꽃만 떼어내고 나서 줄기 대신 철사를 끼워 건조하거나, 선반 위에 펼쳐놓고 말린다.

약품을 이용하는 경우 깡통, 유리병 등에 실리카겔을 담은 뒤 생화를 건조하면 된다. 말린 꽃은 느슨하게 묶어 벽에 걸거나, 꽃병에 꽂아두면 된다.

 

■향기로운 장식품, 포푸리

프랑스어로 ‘발효시킨 항아리’라는 뜻의 포푸리(potpourri)는 색다른 멋이 있다. 말린 꽃을 유리병이나 주머니에 넣는 것으로 그 자체로 향기나는 장식품이 된다.

 

꽃이 완전히 시들기 전에 꽃술을 제거하고, 꽃잎을 하나하나 잘 떼어내 평평한 곳에 펼쳐 말린다. 햇빛이 드는 곳에 두면 탈색되므로 온도가 높으면서도, 빛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 되는 부엌이나 방에서 물기 없이 바짝 말린다. 특히 노란빛의 꽃이 말랐을 때 색과 모양이 예쁘다.

 

말리면 향이 날아가므로, 꽃향기만 따로 추출한 포푸리 향수나 에센셜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좋다. 화훼자재점이나 온라인 마켓을 통해 손쉽게 살 수 있다. 향을 잔뜩 머금은 포푸리를 만들고 싶다면 말린 꽃잎을 봉투에 한 켜 정도 넣은 후 굵은 소금과 향수를 뿌리고, 이를 두세 차례 반복한다. 이를 24시간 동안 밀봉해두면 향이 진한 꽃잎이 완성된다.

 

말린 꽃은 투명한 유리병에 넣고 장식장, 책장 등에 전시하거나 주머니에 넣어 서랍장이나 장롱 안에 넣어두어도 좋다. 주머니는 꽃다발 포장에 쓰인 망이나 양파망, 오래된 스카프 등을 이용한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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