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특별재난구역, 광주는 쓰레기장

광주시, 농지에 수개월째 방치 주민들 전염병 발생 등 불안

광주시가 지난해 발생한 수해쓰레기 수백t을 농지에 수개월째 방치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시와 도척면 주민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은 지난해 7월 유래없는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으면서 2만여t의 각종 생활쓰레기가 발생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8월 광주지역 7개 폐기물 수거업체에 의뢰, 소각 가능한 폐기물은 자체 소각처리하고 소각이 불가능한 폐기물은 오포적환장을 거쳐 김포 매립장에 매립토록 조치했다.

 

시는 오포적환장으로 쓰레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곤지암읍과 도척면 농지를 임시 야적장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수해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도척면 농지에 폐기물 수백t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시는 지난해 수해 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돼 폐기물 처리비용 11억7천여만원과 수해쓰레기를 한시적으로 선별없이 김포매립지에 묻을 수 있는 혜택을 받았음에도 방치된 쓰레기 더미를 그대로 놔둔 채 지난해 12월 남은 1억여원의 폐기물 처리 예산을 반납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방치된 쓰레기 더미 속에는 나뭇가지와 가구,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 생활쓰레기가 다량 섞여 있어 현장에서는 분류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쓰레기 선별과 처리에만 6천만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민 K씨(49)는 “다른 지역은 수해복구가 끝나가는 상황인데 전염병 우려가 있는 생활쓰레기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몇개월째 방치하고 있다”며 “공무원이 현장확인만 했어도 이렇게 오래 방치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폐기물이 있는 부지는 올해 근린공원이 조성되는 곳으로 수해 현장에서 수거한 흙은 공원 조성시 재활용하기 위해 그대로 놔눴다”며 “지난해 말 흙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폐기물이 섞여 있는 것을 알게 돼 이달 중 공원 착공과 동시에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한상훈기자 hs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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