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의회 환경도시委, 장지리 일대 현장조사… ‘부실 입목축적’ 확인
한국타이어가 추진 중인 신양월드레저G·C를 놓고 부실한 입목축적 조사 및 생태계 파괴 논란(본보 13일자 1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화성시의회가 현장조사에 나선 결과, 벌목되서는 안될 ‘미래목’이 잘려 나가고 입목축적 조사도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오전 화성시 동탄면 장지리 산 90의1 일대 골프장 사업예정지를 찾은 화성시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용환보) 소속 의원 4명은 시 관계자들과 표준지를 돌아보며 입목축적 조사결과에 대한 확인을 실시했다.
의원들이 찾은 첫번째 표준지는 입목축적을 실시한 산지보전협회의 조사보고서상 단 한 그루의 벌근목이 위치하지 않는다고 기록된 14번 표준지.
그러나 이 곳에는 직경 30㎝ 이상의 나무가 잘려 있는 등 무려 27그루의 벌근목이 밑둥만 내놓은 채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의원들은 벌근목과 잘려진 나무들을 꼼꼼히 살피면서 보고서와 전혀 다른 모습에 의문을 제기했다.
송재석 의원은 “어떻게 벌근목이 하나도 없다는 표준지에 수십그루의 나무가 간벌된 흔적이 이렇게 고스란히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당초 서류상으로 검토할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은 벌근목이 10그루로 조사된 표준지 30번을 찾았으며, 직경 8㎝ 이상의 벌근목이 26그루인 것을 확인한 뒤 “육안상으로 같은 시기에 벌목이 이뤄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의원들은 노란색 페인트로 표시된 ‘미래목’이 벌목된 현장을 확인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래목은 숲가꾸기 운동 중 줄기가 굵고 곧아 앞으로 경제적인 가치가 높은 우량목재로 분류된 나무임에도 불구, 곳곳에서 잘려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입목축적 조사의 부실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이홍근 의원은 “이번 입목축적 조사는 명백히 잘못된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골프장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조사 후 용환보 위원장은 “통상적으로 벌근목을 판단할 때는 대규모 간벌이 어느 시점에 있었는지 등의 문헌 자료도 중요하지만 이번 입목축적에선 그 부분이 간과된 것 같다”며 “시의회 차원에서 몇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보다 사업 추진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인묵·김동식·이명관기자 dsk@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