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떠나버린 소리들을 찾는다. 물푸레나무 잎새 햇살 반짝이는 작은 오솔길을 타박타박 걸었을 소리들. 맑은 샘터에 잠깐 쉬어 물 한 모금 마셨을. 바람 거센, 천둥 번개 치는 비 오는 어느 날 처마 밑에서 떨기도 하며, 때론 질퍽한 진흙 속에 두 발이 잠겨 잠깐의 절망에 또 절망을 하던. 누군가의 심장을 콕콕 찌르며 희열을 느끼기도 했지만, 가여운 참새의 죽음에 몸을 떨기도 하던 나를 떠난 소리들들.
오늘 나는 내 곁을 떠돌며 내 귀를 어지럽히며 떠나가지 않는 소리들을 향해 빛을 쏜다. 내 귀와 두 눈은 현재라는 이름을 가진 소리들과 전쟁 중이다.
<문학나무> 로 등단 문학나무>
중앙대예술대학원 졸업
시집 <선로 위 라이브 가수> 창작동화집 <미안해 미안해> 국제펜한국본부 인천지역위원회 회원 미안해> 선로>
정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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