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풀렸는데 아직 꽁꽁… 부동산 때려쳐?

도내 주택거래량 작년比 절반가량 감소…장기화땐 폐업 속출 우려

수원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A씨(60)는 최근 중개업을 폐업하는 것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올 들어 단 한 건의 거래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는데다 사무실 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면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A씨는 “매매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올해는 전·월세 거래도 성사시키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차라리 사무실 문을 닫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동산 매매는 물론 전·월세 거래 실종까지 겹치면서 도내 부동산중개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8일 도내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1~2월 부동산 거래건수는 경기도의 경우 2만3천7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1천807건에 비해 4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중개업자 수가 2만4천247명인 것을 고려하면 올 들어 한 건도 중개하지 못한 중개업소가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공인중개업자들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중개업자 수도 2009년 2만5천449명에서 현재 2만4천247명으로 1천202명이나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개업자들은 대부분 적자에다 전·월세 거래로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업소들이 이마저도 여유치 않은 상황이다.

 

도내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식당을 겸업하거나 건물 관리인은 물론 대리운전 등 부업으로 부족한 운용비를 충당하는 중개인들도 많다”며 “부동산중개업으로 돈을 벌던 시절은 점점 옛말이 되고 있다”고 푸념했다.

 

한편, 공인중개업이 생계를 보장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공인중개사시험 응시자 숫자도 빠르게 줄어들어 2008년 8만9천428명이던 응시자는 지난해 10월 시험에서 5만6천874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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