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은 체력, 수험생 건강관리는 장거리 마라토너처럼

고3수험생의 올바른 건강관리법

대학입시 공부는 장거리 마라톤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체력 안배를 잘 해야 지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대입 공부다. 이제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200여일. 고3 수험생을 둔 부모라면 어떤 음식을 해줘야 할 지, 수면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학습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뭐가 있는 지 등 장기 레이스를 위한 생활관리법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고3 수험생을 위한 올바른 건강 관리법에 대해 대한소아과학회 박상희 전문위원의 도움말을 들어봤다.

 

■ 아침은 밥으로, 점심은 부족한 듯, 야식은 NO!

수험생 건강관리의 기본은 올바른 식습관이다. 식사시간이나 식사량은 두뇌 활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 뇌의 주된 에너지원은 포도당인데, 인체의 다른 기관과 달리 뇌는 에너지원을 비축해 둘 수 없다. 따라서 두뇌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다. 특히 아침은 꼭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수험생이 아침을 거르면 점심 때까지 적어도 15시간 이상 공복이 돼 장시간 저혈당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때 갑자기 식사를 많이 하면 고혈당이 되어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므로 아침을 먹지 못한 날은 더욱 과식을 피해야 한다. 과식은 식곤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식사 후 30분에서 1시간 동안은 위장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많아지고 반대로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졸리게 된다. 따라서 많이 먹으면 그만큼 더 졸리다. 게다가 요즘 같은 봄철에는 가뜩이나 나른해서 춘곤증이 생기기 쉬우므로 수험생들은 되도록 조금 적게, 부족한 듯 먹는 것이 좋다.

 

또 위장질환이 생기거나 소화불량으로 속이 더부룩하면 공부도 잘 되지 않게 마련이므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점심과 저녁 식사 때라도 30분정도 천천히 밥을 먹어 위에 부담을 덜어주면 좋다. 음식을 30회 이상 여러 번 씹어 먹으면 두뇌 마사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뇌활동을 활발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편 수험생들은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거나 야식을 먹는 일이 잦은데, 활동량이 적고 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밤 시간에 먹은 음식물은 위장 안에 오랫동안 머물게 돼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고지방 식품과 커피 등 자극적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산 등 소화효소가 식도로 올라오는 위식도 역류 질환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저녁 식사는 6~7시쯤 일찍하고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밤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야식을 꼭 먹어야 한다면, 라면이나 청량음료, 과자 등 열량만 높고 영양소는 부족한 인스턴트 음식보다, 죽이나 우유, 야채, 과일 등 소화가 쉽고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이 좋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영양 상태가 불안정해서 칼슘이나 철분, 아연과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 섭취가 모자라며 비타민C와 섬유질의 충분한 공급이 필요하다.

 

■ 잠 부족하면 낮에 공부한 것 저장 못할 수도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식습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수면습관이다. 잠이 부족하면 낮 동안 열심히 공부한 내용을 제대로 저장, 즉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낮 시간의 기억은 대뇌의 해마에 임시 저장되었다가 잠을 자는 동안 신피질로 옮겨가 장기 기억이 되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력도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험생들은 최소 5~6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특히 대사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하는 자정~새벽 1시이전에는 꼭 잠자리에 들고, 대신 두뇌활동이 활발해지는 오전시간에 일찍 일어날 필요가 있다. 단 수면시간을 바꿀 때는 갑자기 취침 및 기상 시간을 늦추거나 앞당기지 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잠을 잘 때는 짧은 시간을 자더라도 숙면을 취해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한다. 가급적 낮잠을 자지 말고, 잠자리에 들기 전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을 해서 긴장을 풀어준다. 체온보다 조금 높은 37~40도의 물에 20분 정도 몸을 담그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근육이 이완된다. 5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심호흡을 몇차례 하는 것도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장애외에도 축농증이나 비염, 편도선염, 생리통, 긴장성 두통, 요통, 변비 등으로 인한 복통이나 위장장애 같은 청소년기에 흔한 질환이 있으면 숙면을 취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질환은 낮 시간에도 집중력과 기억력을 감퇴시켜 학습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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