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올림픽 대표…"동료들 몫까지 할 것"
"이제 동료들 몫까지 해야죠."
계속 눈물이 흘렀다. 나이 서른에 손에 넣은 올림픽 출전 티켓.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감격이 동시에 가슴을 때렸다. 여자 태권도 67kg 이상급 국가대표가 된 이인종(삼성에스원) 이야기다.
이인종은 12일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파견 국가대표 선발 3차 평가전에서 안새봄과 박혜미(이상 삼성에스원)을 차례로 격파하고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당초 지난해 6월 아제르바이젠 바쿠에서 올림픽 티켓을 가져온 안새봄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이인종이 이변을 연출했다.
이인종은 "후련하다"면서 "함께 훈련한 동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그 마음을 안고 올림픽까지 가겠다. 이제까지 나를 위해 태권도를 했다면 이제 동료들을 기억하고, 그 몫까지 힘을 내 금메달을 따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인종은 2인자였다. 서울체고를 다니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훈련 파트너로 태릉선수촌에 들어왔고, 2007년과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는 연거푸 은메달에 그쳤다. 김세혁 감독이 "이인종에 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멋쩍게 웃을 정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3차 평가전은 1차 평가전보다 긴장이 덜 했다"는 이인종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후회 없이 가진 기량을 다 발휘하려고 노력했다"고 활짝 웃었다.
이제 남은 것은 올림픽 금메달이다. 시드니올림픽 때 막내였던 이인종은 어느덧 대표팀 최고참이 됐다. 이인종도 "시드니 때는 막내로 태릉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최고 연장자로 올림픽에 나간다"면서 "맏언니로 솔선수범하겠다"면서 "장점은 나이가 많은 것이다. 주특기는 없지만 판단을 잘해서 다양한 기술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혁 감독도 "이인종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겠다는 강한 정신력이 있다"면서 "노련하게 운영하면서, 저돌적으로 공격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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