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20도 안팎까지 오르면서 봄볕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 야외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방비로 봄 햇살을 만끽하다가는 피부를 다치기 쉽다. 실제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의 양은 한여름이 아닌 오뉴월이 가장 많은데, 이 시기가 대기 중의 자외선 흡수율이 가장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적당한 햇볕은 인체의 혈액순환을 돕고 비타민 D의 합성과 살균작용을 하지만, 지나친 자외선은 피부노화, 시력손상, 백내장, 피부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 무방비로 봄볕 쬐다간 ‘피부노화’ 빨라질 수도
피부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빨리 노화가 진행되고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색소가 증가된다. 따라서 각질이 일어나고 얼룩덜룩해지며 칙칙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기미와 주근깨도 많이 생기는데 이러한 자외선 노출에 의한 피부변화를 ‘광노화’라고 한다.
광노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내인성 노화와는 다른 피부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일시적으로 피부에 홍반, 색소침착, 광과민 현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자외선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피부는 두꺼워지고, 수분이 증발되어 건조해지거나 거칠어지며, 탄력이 떨어지고 상처 치유가 지연된다.
또한 주름이 깊어지고 모세혈관이 확장되며 자반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종양으로는 광선각화증, 각화극세포종, 일광 흑자,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 흑자 등이 있다.
■ 아토피, 광과민성 피부는 햇빛에 특히 주의해야
아토피 피부염환자의 경우 자외선에 노출되면 발열감이나 가려움·발진·짓무름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외출할 때 직사광선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야 한다. 또한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나 챙이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그런가하면 아주 조그만 양의 태양광선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를 광과민성이라 하며, 햇빛을 쪼이면 다양한 형태의 발진이 생기는 다형 광발진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단 광과민성 질환이 의심되면 자외선 중 어느 부위에 특별히 예민한가를 측정하는 광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광과민성 질환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30 이상인 차단제를 도포해야 하며 될 수 있으면 햇빛을 피해야 한다. 또 빛을 쪼인 후 두드러기가 생기는 일광 두드러기, 수포가 생기는 종두상 수포증, 광선 양진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외선 차단제에 의한 자극성 접촉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접촉성피부염은 화학적인 차단제에 의해 발생되고 물리적인 차단제는 이러한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물리적인 차단제의 경우 차단효과가 좋은 반면 미용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의 대부분이 화학적인 차단물질이 주된 성분이므로 구입시 자외선 차단 지수가 너무 높은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자외선 차단제 양을 충분히 골고루 발라야
장기적이고 과도한 일광노출을 줄이는 것이 광노화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자외선차단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광차단지수(SPF) 수치가 15정도 되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충분하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제의 SPF는 바르는 양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의 양은 SPF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양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SPF의 수치가 15보다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더라도 SPF 15정도의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최근 자외선 차단제에는 SPF뿐 아니라 UV-A차단지수를 PA(protection factor of UV-A)로 표시하는데, 이는 자외선 차단 제품을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최소흑화량의 비율을 말한다. PA는 범위에 따라 PA+, PA++, PA+++로 표기하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차단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정도도 커지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으므로 바르는 양을 충분히 한다면 굳이 높은 수치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를 자주 바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생활에서 쉬운 일이 아니므로 하루에 수회씩 바르기보다는 한번이라도 제대로 매일매일 바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외출하기 15분에서 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좋으나 시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도움말=김혜원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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