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남구 ‘유네스코 창조도시’ 없던 일로

고남석·박우섭 구청장 공약사항 “임기내 실현 불가능” 뒤늦게 취소·백지화

남구 “중장기 계획으로 변경, 포기 아니다”

 

박우섭 남구청장과 고남석 연수구청장이 공약으로 내세워 추진했던 유네스코(UNESCO) 창조도시 가입이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구청장들이 철저한 사전 검증 없이 무리하게 공약을 남발했다가, 토론회 등을 몇 차례 열어보니 임기 내 실현 불가능할 것 같자 뒤늦게 축소·취소한 것이다.

 

23일 남구와 연수구에 따르면 두 구청장은 지난 2010년 취임 직후부터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창조도시 조성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임기 내 유네스코에 미디어아트 분야 창조도시 지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난 현재 두 지자체 모두 유네스코로부터 창조도시로 지정받겠다는 목표를 중장기 과제로 미루거나 백지화했다.

 

기초자치단체는 창조도시로 지정받을 수 없는 현실적 벽에 부딪친데다, 창조도시 선정 조건인 문화산업 인프라 구축도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구는 당초 주안문화산업진흥지구를 중심으로 미디어 아트 부문의 창조도시 지정을 계획했지만, 최근 공약을 점검하면서 전면 수정했다.

 

창조도시가 문화적으로 가장 창조적인 곳이어야 지정이 가능한데 남구엔 그렇게 내세울 만한 역사·문화적 의미가 있는 곳이 없어서 임기 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남구는 유네스코에 창조도시 지정 신청하는 계획을 모두 빼고, 우선 평생학습과 주민 아이디어 발굴 등 창조적 도시공동체 기반 조성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연수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창조도시 지정은 아예 공약 이행 계획에서 없애는 등 사실상 백지화했다. 대신 지역 내 공연장이 하나도 없는 현실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종합적 문화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니어 영화관 등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지역 내 대표축제 개발, 문화협의체 구성 등 실현 가능한 항목만 담았다.

 

남구 관계자는 “창조도시 지정이라는 목표는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려워 중장기 계획으로 바뀐 만큼, 공약을 포기한 건 아니다”며 “미디어 축제를 중심으로 한 문화 콘텐츠를 육성 등 전체적인 창조전략을 세워 집중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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