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부동산 시장 ‘한파’ 이사·도배업체 ‘도미노 불황’

“올해 만큼 일감이 없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수원시 장안구에서 도배·장판업을 하는 A씨(45)는 올봄 영업이 반토막 났다며 울상을 지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이사집들이 줄면서 도배, 장판 주문도 덩달아 감소했기 때문이다.

A씨는 “도배, 장판은 봄, 가을 대목 장사를 해야 하는데 올봄에는 주문이 크게 줄었다”며 “이런 추세면 가을 대목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화성시에서 이삿짐센터를 운영하는 B씨(48)는 일감이 없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고민중이다.

B씨는 이삿짐센터가 개점 휴업 상태로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처럼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로 부동산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서민들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일 부동산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삿짐업체와 도배업체, 인테리어업체 등 주택시장과 연관된 자영업계가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일감도 줄어든 것이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3월 전국 매매거래동향’에 따르면 지역별로 수도권은 2만5천958건, 지방은 4만1천583건으로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34%, 27% 줄었다.

이삿짐센터를 운영하는 B씨는“이사를 해도 트럭, 사다리차 할부금을 내고 나면 사실상 남는게 없다”며 “그래도 이사한다는 손님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한숨 쉬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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