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해보다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은 박찬호·김병현·이승엽·김태균 등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복귀하면서 관중 증가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그러나 치열해진 경기만큼이나 야구장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훼방꾼도 늘고 있다. 바로 ‘취객’이다. 약간의 알코올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기분을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과음은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도 큰 해가 될 수 있다. 알코올 질환 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의 전용준 원장의 도움말로 경기 관람시 올바른 음주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 승리 후 기분 좋아 ‘원샷’ 주의
응원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음주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경기에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술을 청하며 또한 기분 좋은 술이 덜 취한다는 생각에 계속적으로 술을 마시기 쉽다. 전용준 원장은 “기분 좋아 마시는 술도 과음을 하게 되면 오랫동안 체내에 알코올이 남아있게 되며,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분이 좋거나 흥을 돋울 때 원샷을 하는 문화가 있어 혈중에 알코올 농도가 급상승해 금방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빠른 속도로 폭음을 하게 되면 중추신경과 호흡중추를 빠르게 마비시켜 심하면 급성 알코올 중독 현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게다가 취한 상태에서 응원하는 팀이 이겼다고 흥분까지 하게 되면 혈압상승을 초래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하루 알코올 섭취 허용량은 20㎖ 이하(맥주 1캔, 소주 2잔, 와인 2잔) 정도이며 여자와 체중이 가벼운 사람은 허용량의 반만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알코올로 인해 혈압이 급작스럽게 상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 패배 후 기분 나빠 마시면 ‘더 우울’
반대로 응원을 하다가 좋아하는 팀이 패했을 때에는 술이 신체에 어떤 작용을 할까. 경기의 패배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알코올 소비량과 스트레스는 정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외부의 스트레스를 잊어버리려는 의도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여, 기분전환을 꾀한다.
전용준 원장은 “음주는 기분을 좋게 하여 여러 가지 스트레스 요인을 잠시나마 잊게 하기도 하지만 장기간 과음이나 폭음을 하면 알코올 그 자체가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는 조직들(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에 직접 작용해, 이곳들의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스트레스 지수를 더 높인다”고 강조했다.
또 술은 기분이 나쁠 때에는 강박관념이나 스트레스 탓에 나쁜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마든다. 술은 좌절감이나 우울감을 더 강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술 마신 다음날 더 우울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거나 우울할 때 당연하게 술을 찾는 사람이라면 우울해서 술을 마시고, 술을 마셔서 더 우울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울함을 가속화하는 술을 되도록 멀리 하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관람 중 음주, 이것만은 지켜야
경기장에 가기 전에는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빈속에 마시는 술은 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위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위벽을 상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간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알코올 분해가 늦어지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술을 더 급하게 마시게 돼 더 빨리 취하게 된다. 배가 고프면 술이 더 당기기 때문에 경기 전 식사를 하면 포만감 때문에 마시는 술이나 안주의 양도 줄어든다.
치킨과 맥주는 야구장 단골메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킨, 튀김 등의 안주는 알코올의 분해를 방해하고 지방간의 원인이 된다. 때문에 되도록 치즈와 같은 저지방 단백질 식품이 좋으며,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간식으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