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신뢰회복 시급 … 인천 현안 해결 최우선

인천 19대 총선 당선자 2차 새얼아침대화

인천지역 제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정치권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314회 새얼아침대화에는 문병호(민·부평갑), 박남춘(민·남동갑), 신학용(민·계양갑), 최원식(민·계양을), 이학재(새·서구강화갑), 안덕수(새·서구강화을) 당선자 등이 강사로 나서 인천지역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또 국회의원으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문병호 당선자는 “정치권이 점차 쇄신을 거치면서 투명하고 깨끗해지고 있으나 아직 국민들은 국회의원이나 정치권을 도둑놈으로 보고 있다”며 “국회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수 있도록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원식 당선자는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새내기인데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욕을 들어야 했다”며 “왜 벌써부터 욕을 먹어야 할까 고민했지만 섬김과 봉사의 정치를 하라는 따끔한 질책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안덕수 당선자도 “총선에 뛰어들고 나니 국회의원을 국회에서 싸우는 복싱선수나 거짓말쟁이, 처음과 뒤가 다른 사람으로 보는 인식 때문에 길을 잘못 들어섰나 싶기도 했다”며 “정치인이 국가경영의 중심인데 불신을 받으면서 어떻게 사회를 통합하고 하나의 목표로 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면서 신뢰회복을 강조했다.

▲문병호 민주통합당 부평갑

문병호 당선자는 “지방 재정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제도적으로 관선시대 중앙집권적인 조세제도가 민선 20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 당선자는 “조세는 국가 75%를 걷어가고 지방세는 25%에 불과하지만, 세출비율은 국가가 60%, 지방이 40%에 달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는 국가는 40%, 지방이 60%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재정위기를 해결하려면 지방 재정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국가 예산을 배분해야 하고 최소한 국가 대 지방 조세 비중을 3대 7, 또는 4대 6까지 바꿔야 한다는 게 문 당선자의 구상이다.

이날 자리에서 인천의 향토사학자이자 시인인 조우성씨는 문 당선자에게 “인천지역 투표율이 낮고 인천시민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은 정치권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탓”이라며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 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문 당선자는 이에 대해 “인천지역 정치인들이 당을 떠나 인천이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치지 못해 힘을 발휘하지 못한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인천 국회의원들이 인천의 목소리를 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역할을 분담해 전략적으로 의정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남춘 민주통합당 남동갑

박남춘 당선자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당선자는 “인천 정치가 인기 없는 이유는 인천 정치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한 뒤 “선거 운동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극복하지 못하면 불리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계승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참여정부의 인사수석과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바 있다.

박 당선자가 이야기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은 ‘권력은 정당하게 쓰고 나눠 써야만 강해지고 민주정치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권력은 스스로 낮춰야 높아지고 언론권력도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면서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며 “중앙의 권력을 지방으로 가져오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와 함께 박 당선자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강조했다.

박 당선자는 “복지는 성장 없이는 불가능하고 복지 없는 성장은 무의미하다”며 “인천의 먹거리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복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은 박 당선자에게 “인천항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당선자는 “인천항이 발전하려면 뱃길과 터미널, 배후부지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송도 신항 수심을 16m로 만들어 대형 크루즈 선박을 유치하고 임대료를 낮춰 물동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학용 민주통합당 계양갑

신학용 의원은 “6월 국회가 열리면 빠른 시일 안에 인천지역 여·야와 인천시, 시민사회가 함께 협의회를 구성해 인천 재정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계양구를 포함해 인천시와 각 자치단체가 발전하는데 열악한 재정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인천의 재정문제를 해결하려면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도시철도 2호선 등 초대형 국책사업에 전향적으로 국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특히 계양구 차원에서 교부금을 확보하고 서운산업단지를 시급히 조성해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신 의원은 “계양구의 숙원사업이던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화 사업을 인천시와 계양구, 시민사회의 힘을 빌어 해결한 경험이 있다”며 “여·야 정치권이 힘을 합치고 시민사회가 뒷받침된다면 인천시 현안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신 의원은 “지난 4년간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세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부했으며 앞으로도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매니페스토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신 의원에게 “인천시는 7년 전 국비로 1조5천억원을 지원받고 내년에는 1조6천억원을 지원받는다고 한다”며 “국가 예산이 매년 5%씩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의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질의했다.

이와 관련 신 의원은 “인천지역 의원들이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예산을 관할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들어가 사업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원식 민주통합당 계양을

최원식 당선자는 “정치 양극화, 경제 양극화, 남북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 시대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당선자는 “정치판에 새롭게 뛰어들어 총선을 겪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시대정신을 고민하게 됐다”며 “양극화를 해소하고 통합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국민의 지지와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당선자는 “인천항은 냉전시대 죽은 항에 불과했지만, 냉전에서 화대의 시대로 나아가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인천항이 발전하려면 남북이 평화협력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이 경제협력 체계를 갖추고 통일을 하는 과정에서 인천항은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인천이 동북아 거점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최 당선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 당선자는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최 당선자는 “경인아라뱃길은 화물기능만 강조된 탓에 주변 교통여건은 더 어려워지고 수질오염과 같은 환경문제도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경인아라뱃길이 친수공간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혜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박상문 인천의제21 회장은 최 당선자에게 “계양은 인천, 경기도, 서울 접경지역으로 경인고속도로, 경인교대 이전, 경인아라뱃길 등 충돌현안이 많다”며 “현명한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 당선자는 “경인교대는 인천교대로 출발했고 인천지역 초등교원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지역인재를 키우는 경인교대가 이전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학재 새누리당 서구강화갑

이학재 의원은 “인천이 갖고 있는 인천항, 인천공항, 인천경제자유구역 등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인천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인천시가 내부적으로 재정위기 등 많은 숙제를 떠안고 있지만, 외부적으로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며 “인천에 특히 서구에 사는 것이 투자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10년 전 37세라는 나이로 전국 최연소 구청장에 당선됐을 때 뽑아주면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만 가지고 덤벼든 뒤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한 단계 성장했다”고 회상했다.

이 의원은 “모든 법안이 중앙정부에 유리하도록 돼 있는 것은 개선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며 “조직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용석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인천시 재정문제가 불거지고 중앙정부와의 불협화음이 생겼다”며 “해결방안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 의원은 “인천시가 처음에 주경기장을 지으면서 국비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와 아시아의 문제라는 차원에서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국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안덕수 새누리당 서구강화을

안덕수 당선자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시행하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치인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정부의 의견대로 정책을 밀고 나갔기 때문”이라며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국민들은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동안 지속적으로 강화를 비롯해 옹진과 경기도 연천을 수도권정비법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해온 것은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 당선자는 “강화산업단지나 중앙대 검단캠퍼스 등을 추진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수도권정비법 규제라는 걸림돌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강화와 옹진, 연천 등이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법안을 개정하고 더 큰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당선자는 “국회에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 원장은 안 당선자에게 “강화도는 지방행정 개편과 관련해 김포와 통합된 뒤 인천으로 편입될지 경기도로 편입될지 논의되고 있다”며 “강화군수 출신으로서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와 관련 안 당선자는 “강화와 인천 사이에 김포가 끼어 있어 강화로 오는 도로, 상수도 등이 모두 김포를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며 “단절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면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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