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 나들이의 계절이다. 따뜻하고 청명한 날씨만큼이나 사람들의 발걸음은 야외로 향하고 있다. 특히 웰빙 열풍이 불면서 산에서 약초나 버섯을 캐서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에 나는 식물에는 먹을 수 있는 좋은 산나물도 있지만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분에 의해 죽음으로 연결되는 위험한 식물들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도움말을 통해 봄철 나들이의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 약초가 독초 될라…무턱대고 먹으면 위험
4~7월중 새잎이 올라오는 백합과 식물 중에 산마늘은 먹을 수 있으나 은방울, 박새는 먹어서는 안 될 극약과 같은 식물이다. 이들 식물은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 깊은 숲속에 함께 자라며, 잎모양이 같은 백합과로 비슷하기 때문에 은방울, 박새를 자칫 산마늘로 오인하여 먹을 경우 치명적인 독에 중독될 수 있다. 은방울은 꽃은 아름다우나 잎과 뿌리에 독이 있으며 박새는 뿌리에 독성분을 가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약간 쓰면서도 향긋함이 서려있어 봄철 쌈 재료로 가장 좋은 자연산 곰취는 동의나물과 함께 자라고, 잎이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으므로 채취할 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구별 방법은 동의나물은 4~5월에 노란색 꽃이 피지만 곰취는 8~9월에 꽃이 피고, 줄기에 보라색 선이 있으므로 자세히 관찰하면 구별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산나물을 채취할 때 독초는 걸죽한 액즙이 나오고 그 액즙을 연한 피부에 발라보면 심하게 가렵거나 따갑고 통증이 있으며, 피부 밖으로 포진 또는 종기와 비슷한 것이 돋아난다”며 “또한 살갗에 반응이 없을 때 혀끝에 발라보면 혀끝을 톡 쏘거나 아리한 맛, 화끈거림,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입속이 헤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독초인지 아닌지를 확인한 후에 나물로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나들이 장소에 꽃가루 날리나
봄철 꽃가루는 비염, 알레르기, 천식, 피부염의 주범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증상이 없는 어린이라도 꽃가루에 노출됐을 경우 갑자기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갑자기 기침, 가래, 콧물,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천식이 있는 아이들은 꽃가루에 노출됐을 경우 증상이 악화되면서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 치명적이다. 따라서 나들이 장소의 주변 환경이 어떤지, 꽃가루가 날리는지 등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야외에서 꽃가루 알레르기와 함께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접촉성 피부질환이다. 흔히 ‘풀독’이라고 부르는데 야외활동이나 산행에서 피부에 독초가 닿았을 때 나타난다. 특히 아이들의 맨살에 독초가 닿았을 경우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잡혀 장기간 고생하므로 날씨가 따뜻하더라도 야외에서는 맨살이 드러나지 않는 긴 옷을 입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벌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벌에 쏘이면 발한, 호흡곤란 등의 쇼크증상이 어른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주어야 한다.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나거나 벌에 쏘인 경우 민간요법을 쓰지 말고 곧장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도경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들이 가기 전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고 부상당했을 때 치료할 수 있는 구급약은 꼭 챙겨야 한다”며 “특히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민간요법을 쓰지 말고, 빠른 시간안에 병원을 찾는 것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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