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價 육박 전세價 ‘장기침체 요지경’

같은 아파트 단지내 매매 하한가·전세 상한가 고작 ‘1천만원’ 차이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기지역에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없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1일 도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상승하면서 전세와 매매 가격 격차가 좁아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 A아파트 (59㎡)의 경우 전세가격이 1억3천만원대로 저층 급매물 아파트 매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전세가격 상한가와 매매가격 하한가의 시세가 같아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군포시 B아파트(59㎡)는 매매 하한가가 1억1천만원인데 반해 전세가격은 1억원을 호가하고 있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가 1천만원밖에 나지 않고 있으며, 안성시 C아파트(84㎡)도 매매가격은 1억원 수준인 반면 전세가격은 9천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D아파트(84㎡)는 평균 매매가격은 최근 1년간 거의 변화가 없이 1억3천250만~1억3천500만원 수준이지만 전세가격은 9천150만원에서 1억1천250만원까지 올라 격차가 2천만원 정도 밖에 나지 않는다.

이처럼 같은 단지에서도 매매 하한가와 전세 상한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곳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은행 조사결과 현재 수도권 전세비율은 각각 51.7%, 53.5%로 모두 8년8개월 이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인 전세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오산시 부산동(72%), 군포시 금정동(69%), 수원시 정자동(67%), 용인시 남동(66%) 등 전세가격과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

부동산업계는 이처럼 전세비율이 높아지면 일부 매매수요로 전환되기도 하지만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전세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도내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전세비율이 아무리 올라도 매매가 활성화될 수 없다”며 “높은 전세비율이 당장 매매시세로 전환하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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