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로 공치는 날 늘어… 비정규직 감원 불가피
건설 일용직 근로자 김모씨(54)는 추운 겨울을 보낸 뒤 날씨가 풀리면 일감이 생길까 기대했으나 건설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민이다.
김씨는 20여년 가까이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면서 자녀들의 대학 공부까지 시켰지만 최근 일자리가 없어 3~5월까지 20일도 채 일하지 못했다.
건설 경기 침체로 건설업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파견·용역·일일 형태의 근로자가 급감하고 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임금근로자는 1천742만1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만6천명(2.1%)이 늘었다.
그러나 건설업은 66만6천명으로 지난해 보다 1만7천명이 감소했다.
특히 건설 비정규직의 68%인 비전형(파견·용역·일일) 근로자는 2만3천명(23%)이나 줄었다.
또한 전체 비정규직 중 성별로는 남자가 269만명으로 2.2% 감소한 반면 여자는 311만9천명으로 3.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정규직은 물론 비정규직 근로자의 감원의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0년 가까이 일하면서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도 모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 공사 현장은 이미 일용직 근로자들이 다 차있는 상태고 소형 빌딩이나 주택 공사 현장에 간간히 일자리가 나오지만 그마저도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비정규직인 것을 감안하면 비정규직 감소를 반길 수 없는 일인 만큼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건설분야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대책도 마련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