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이천시, 무상급식에 대한 단상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조병돈 이천시장이 그동안 교육 당국에 쌓인 감정을 적나라하게 쏟아냈다. 조 시장은 지난 1일 이천시교육지원청이 학부모를 상대로 무상급식 홍보에 나서자 서둘러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는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대한 본질적 문제 접근과 이해를 구하기 보다는 극한 단어 구사와 감정 표현을 앞세워 아쉬움이 컸다. “시민과 시장을 이간질 하려 하고 있다”, “왜곡된 정보로 학부모들을 선동할 시간이 있으면 학생들 실력향상에 힘쓰라” 등등.

조 시장은 이날 무상급식 조기 시행요구에 ‘그럴 수 없음’을 밝혔다. “교육청 요구대로 앞당겨 시행한다면 시가 부담하고 있는 교육경비 즉, 급식실지원, 인재육성사업비 등을 부득이 삭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시장은 “도립 도서관건립 사업이 추진되면 어렵긴 하지만 무상급식을 해 볼 용의가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무상급식 즉 아이들의 먹을거리가 도서관 건립과 딜(?)이 되고 있음을 본인 스스로 인정한 모습이 됐다.

조 시장이 이런 행동을 한데에는 이유가 없진 않다. 도립 도서관건립 사업은 조 시장이 시민들에게 내건 공약사업 중 하나다. 양 기관간 이견은 있지만 그동안 도교육청 등 교육당국과 수차례 협의 과정을 가지면서 구체적 합의까지 도출해 냈다는 게 조 시장의 주장이다. 그런데 도서관 건립은 진척이 없고, 교육당국이 무상급식만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 시장은 “약속은 지키지 않고 무상급식만을 주장하는 태도는 결국 이천시민을 우롱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시와 교육청의 파국은 결국 시민들에게 부담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제는 해법이 필요하다. 무상급식만에 대해 아직도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먹을거리가 딜(?)이 돼서는 안된다. 당장 필요로 하는 올 무상급식 사업비는 많아도 수억원으로 추산된다. 수억원 주고 20억원을 곧바로 돌려 받는 조 시장의 통근 리더십과 혜안이 아쉬워 보인다.

김 동 수 이천 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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