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일 년에 단 한번 개방하는, 환경의 보고 봉암사

일주문으로 들어가는 흙길은 듬성듬성 풀이 돋아나 있고, 극락전 앞 해당화가 수줍게 꽃술을 숨기고 있다. 수많은 참배객들이 무자비하게 산사를 점령했지만 오늘(초파일) 하루만 견디면 상처가 아물 듯 다시 조용해지리라. 성철, 청담, 자운, 우봉 4인의 스님이 올바른 불법을 세우고자 결사정진을 감행한 도량. 그 후 행곡, 월산, 법전 등 20인이 결사에 참여하여 지극한 법도로 참 선원의 근간을 이룬 곳이다. 또한 희양산을 배경으로 한 봉암사의 반경 4km 내에는 사람의 출입을 공격적으로 금하고 있는 절대 환경의 본적지이다. 이곳을 등산하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는데 그래서 일까, 인간을 배제한 생태계는 서슴없이 왕성하고 생동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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